'공허한 외침 No' 공론화 집중 의대생들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남기훈 의장
2012.11.11 20:00 댓글쓰기

의과대학생들의 발언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전공의 수련 제도 개편 논의가 한창인 요즘, 이들의 발걸음도 함께 빨라·지는 상황이다. 특히 과거와는 다르게 대화 창구가 열려있는 만큼 학생들 의견을 모아 공론화하는 작업에 애를 쓰고 있다.

 

우선적으로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최근 테마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등록금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설문에는 의대ㆍ의전원생 총 1800여명이 참여했다.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남기훈 의장(고려의대)[사진]은 “테마 설문조사를 시작했다”면서 “단순히 학생회장 등 대표자 몇 명의 의견이 아닌 의대ㆍ의전원생들의 실질적 의견을 알기 위해 기획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학교나 정부, 의료계 대표자들과의 논의에 있어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등록금 설문조사 결과, ‘의대 다니는 학생들은 잘 살 것’이란 짐작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등록금 액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68%에 달했으며, 학자금 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으로 등록금을 마련한다는 학생들도 꽤 많았다. 이처럼 단과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등록금을 기록하고 있는 의대지만 그동안 수면 위 논의를 진행한 적은 거의 없다.

 

"첫 의제로 가장 비싼 의대 등록금 문제 접근"

 

그는 “등록금은 사회적 아젠다”라면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는 의대ㆍ의전원생들이지만 그동안 얘기하지 못한 사안이기도 하다. 이번 결과에서 보듯 많은 학생들이 높은 등록금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공론화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학생 단체에서 이 같은 근거 마련에 열중인 것은 무엇보다도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소통 채널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자체평가가 의과대학 인증평가에 반영되는 학생보고서 제도가 시작됐으며, 인턴제 폐지 등 수련 개편 논의에도 이들이 참여 중이다.

 

특히 인턴제 폐지 관련 입법예고를 앞둔 상황에서 의대생들이 “학생 의견이 미반영 됐다”며 제동을 걸어 연기시킨 사례도 있다.

 

남기훈 의장은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학생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입법예고에 반발, 서명운동을 펼쳤다. 결국 입법예고는 연기됐고 관련 TF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면서 “일차적으로 학생들에게 진행상황을 알리고, 인턴제와 관련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두번째 사안으로 인턴제 폐지 관련 학생들 의견 취합 중"

 

때문에 등록금에 이은 두 번째 테마 설문조사로 ‘인턴제 폐지’ 주제가 선정돼 지금 한창 진행 중이다. 대다수 의대생들의 관심사가 인턴제에 쏠려있어 많은 참여가 예상된다.

 

더욱이 인턴제 폐지와 더불어 전공의 정원 구조조정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의대생들은 더욱 예민해진 상황이다. 현재 이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은 찬반 여부를 떠나 일방통행식 추진과정이다.

 

그는 “인턴제 폐지 사안은 판도라의 상자라고들 한다. 그만큼 파급력이 큰 문제”라면서 “이는 수련제도 개편이라는 큰 틀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본래의 취지와 명분을 거스르지 않도록 수련 개편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학생들로서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전공의 정원 감축도 마찬가지다. “감축만이 능사가 아닐 텐데…” 아쉽다는 목소리다.

 

남기훈 의장은 “물론 과도기라고 생각하지만 수련 문제는 영향력이 큰 의료정책이다.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기피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감축에 따른 전반적인 대책도 요구된다. 선택권이 박탈되거나 업무 로딩과 같은 본의 아닌 피해자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정책적인 것 외에도 의대협은 현재 재능기부와 같은 사회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대학이라는 울타리를 넘나들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는 이들의 다음 행보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그는 “의대생들은 특성 상 많은 동아리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악기 한번 잡아본 적 없는 학생이 동아리 생활을 거쳐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게 된다. 놀라운 일인 셈이다. 이러한 활동으로 얻어진 여러 재능들이 사회적으로 쓰일 곳이 분명 있을 것”이라면서 “그 접점에서 의대생들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고민 중이며 조만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의장은 또한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서 학생들의 역할을 공허한 외침이나 구색 맞추기 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하지만 설문이나 서명운동 등 대규모 단위로 모인 데이터 혹은 목소리는 새롭게 논의 테이블을 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의대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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