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환자 유치 등 양성자 치료 국제화 시동'
김주영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
2012.12.23 20:00 댓글쓰기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한 국립암센터가 해외환자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병원들이 앞다퉈 해외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양성자치료기를 활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김주영 센터장[사진]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양성자 치료 국제화에 나서고 싶다"며 "이미 한국의 양성자 치료 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양성자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 등에서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막대한 치료 비용과 접근성을 고려할 때 전체 환자 수는 적지만, 환자군만 놓고 보면 세계화에 한발 다가선 상태다.

 

필리핀 아동을 입양한 영국인 부모가 인터넷을 뒤져 암센터를 방문한 예도 있었다. 영국도 양성자치료기(1대)를 가동하고 있으나, 에너지 단계가 낮아 다양한 질병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태. 영국 부모는 고민 끝에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김 센터장은 "환자들이 외국에서 치료받을 여건이 되는 중국이나 싱가포르, 대만에는 양성자치료기가 없다"며 "전 세계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내년에는 해외환자를 더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성자 치료를 처음 도입한 것은 미국이지만 병원 시설과 의료진의 기술력을 보면 한국의 장점이 크다"며 "양성자 치료는 이제 도입 단계를 넘어 성숙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암센터는 센터 개소 이래 간암과 폐암환자 등을 1000명 넘게 치료했다. 연간 180~200명이 양성자치료기를 받았다. 전 세계에서 약 7만명이 양성자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규모다.

 

김 센터장은 "해외 동포들도 양성자 치료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해외환자를 치료하고 한국의 관련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양성자치료기를 운영하는 미국이나 스위스는 접근성과 가격 면에서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며 "그런 면에서 한국이 다양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소아암환자 전체 1/5만 혜택 받아"


김주영 센터장은 인터뷰 도중 "소아암 환아와 부모들이 건강보험으로 양성자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부는 지난해 소아암 중 중추신경계 종양과 안면부 육종 등의 증상에 한해 양성자 치료를 급여화했다. 양성자 치료를 급여영역에 포함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올해 이 혜택을 받은 환아는 30명 안팎이다. 양성자 치료 적응증에 해당하는 소아암 환자가 연간 200명이 넘으므로 전체 환아 중 1/5가량만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김 센터장은 "과거 소아암 환아가 양성자 치료를 받으려면 3000~4000만원의 거액이 들었다"며 "이제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환아와 부모들에게 희소식이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사례는 여전히 많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약 170명이 치료를 받았고, 대부분 보험이 적용된 이후에 센터를 방문했다"며 "하지만 센터 역량을 보면 더 많은 환아를 치료할 수 있다. 연간 최대 200명은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소아들은 적은 방사선량으로 치료하는 양성자 치료가 필요한 측면이 많다"며 "보험 급여화 사실을 더 많이 알리고, 의료진들의 도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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