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 재분류, 확대 해석 곤란'
2011.06.12 12:09 댓글쓰기
보건복지부가 지난 3일 '국민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방안'으로 의약품 재분류를 제시하자 보건의료계의 눈과 귀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약심)로 쏠리고 있다.

일반의약품 수퍼판매를 대신해서 안전성을 확보한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돌려 가정상비약을 손쉽게 구매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12명의 중앙약심 위원은 의약외품으로 전환할 일반의약품을 선정하는 업무에 착수한다. 중앙약심에는 의료계와 약계, 공익대표가 각각 4명이 참여한다.

복지부는 이미 액상소화제와 박카스 등 20~28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이번 중앙약심 역할은 가정상비약으로 적합한 재분류를 담당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한정했다.

중앙약심에 의료계 대표로 참여하는 이재호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이번 재분류의 성격은 지극히 한시적이며 국민 편의성을 높이고자 편의의약품 수준의 분류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가정상비약 적합한 의약품 분류가 핵심"

이번 재분류 작업이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일반의약품의 전문의약품 재분류로 이어질 것이란 일각의 분석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가정상비약에 적합한 의약품을 재분류하는 것이 이번 중앙약심의 역할인 만큼,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앙약심이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를 나타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1일 참석한 'KBS 심야토론'에서도 "약국외 판매 의약품으로 분류할 약들을 시간적 여유를 두고 검토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이사는 수퍼판매 여론을 촉발한 해열제 등이 재분류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대해선 정책적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호 이사는 "실질적으로 해열제나 진통제가 포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체에 미치는 미미한 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푼다면 편의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정책의 방향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재호 이사는 이번 중양약심으로 쏠리는 관심과 수퍼판매 여론이 마치 의사와 약사의 직역 간 갈등으로 비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이사는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며 이번 사안이 자꾸 직역 갈등으로 몰고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현재 중앙약심의 핵심은 안전성을 전제로 한 의약외품을 선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의료계가 약계에 갈등할 필요가 전혀 없다. 관심은 안전성을 확보한 가정상비약을 국민이 손쉽게 구매하도록 전문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라며 "다만 중앙약심에서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 잘 아는 의사단체의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논의할 이유도 없고 적합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이사는 "중앙약심 운영지침에 세부적으로 규정되지 않았고 그럴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례로 특정 진료과에서 많이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려면 관련 학회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해야 하는데, 정확한 재분류를 위해선 다양
한 인력풀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 더욱이 이번 재분류의 본질을 어긋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재호 의사는 "이번 중앙약심은 큰 숲을 보면서 나무를 구해 집을 짓자는 게 아니다. 많은 나무 중 좋은 것을 골라 밥상크기만한 가구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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