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방주치의, 막중한 책임 느껴'
2011.05.01 14:40 댓글쓰기
“대통령 한방주치의가 되는 것은 개인적인 영광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축하전화가 많이 올 줄 몰랐어요. 한의계를 대표하는 자리인 것 같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요. 대통령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한방치료를 제공해 대통령을 잘 보필하겠습니다."

최근 청와대가 2년 3개월 만에 부활한 대통령 한방주치의로 내정됐다는 사실을 공개, 화제의 주인공이 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류봉하 원장[사진]은 조심스럽게 소감을 피력했다.

류봉하 원장은 이번 주로 예정된 대통령 한방 주치의 임명식이 거행되면 차관급 예우를 받게 된다. 대통령 주치의는 대통령실 운영 규정에 따라 대통령과 그 직계 가족의 건강관리와 질병예방을 위해 근무하게 되며, 분과별 전문의료인력과 의료자문의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도 생긴다.

그는 “대통령 한방주치의 부활은 한의계는 어렵지만, 한의학에 대한 국민의 선망이 두텁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 같아 무척 기뻐요”라고 말했다.

류봉하 원장에겐 대통령 한방주치의 제도가 부활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사실이 다른 이보다 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그의 집안은 3대째 한방치료에 종사하고 있다. 류 원장은 셋째아들 만큼은 가문을 잇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경희대학교 한의학과에 입학했다.

대통령 한방주치의로 선임된 것은 한의사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일제강점기 한의사이던 할아버지와 양의학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던 시대에 가업(家業)을 이었던 아버지의 서러움을 말끔히 푸는 '가문의 영광'인 셈이다.

"한의학 발전에 매우 중요한 시기"

한의학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른 그는 지금이야말로 한국 한의학의 발전에 중요한 시기라는 말을 반복했다.

류봉하 원장은 “중국은 국가에서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사학에서 한의학을 발전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한의학이 제도적으로 완벽히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정부에서 한의학 발전과 안전성 보장을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한의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 원장은 또 "한의계 스스로 자성적 태도를 보이고 한의학의 현대화를 위한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해 한의계 내부의 각성도 촉구했다.

류 원장은 “한의계 스스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빠르게 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해요. 이제는 한의학도 근거의학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야 해요"라며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돼 효능을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제도적ㆍ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와 권리가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의학, 시대 흐름에 발 맞춰야"

그가 생각하는 시대의 흐름이란 다름 아닌 환자들의 의식변화이다.

과거와 비교해 국민 삶의 형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양의학과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끊임없이 관찰해 한의학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류봉하 원장은 “과거에는 환자들이 집에서 약을 직접 끓여 복용했죠. 그러나 지금은 약을 직접 끓이는 것을 싫어하는 환자들이 많아 병원에서 끓여주고 있어요. 이제는 환자들이 데워먹는 것도 꺼리고 있어요”라며 “휴대가 간편하고 쓰지 않아 복용이 편한 한약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대적 변화상을 통해 류 원장은 한약 현대화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경희대학교 한의약연구소를 설립, 새로운 형태의 한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 한의약연구소는 현재 20여 종의 현대화된 한의약제를 개발해 한방의료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처방 중이다.

그는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에 특성화 진료시스템을 도입해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 2009년 자연요법센터를 개소해 환자들의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척추관절센터와 안면마비센터를 개소했다.

류봉하 원장은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지속적으로 한방치료를 센터화해 전문질환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해요”라며 “이처럼 연구중심병원으로 나아가야 국가정책 사업으로 인정받아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죠”라고 말했다.

알레르기 센터와 암전문센터를 위한 전 단계인 암클리닉 개소를 준비 중인 류 원장은 그동안 각 과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암 치료를 집중화해 다각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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