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익숙했던 자전거로 자연 느껴요'
2009.10.18 21:40 댓글쓰기
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지는 요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이 산, 저 산 울긋불긋 단풍으로 갈아입은 자연을 느껴보는 여유를 갖는 것은 어떨까!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대자연을 몸소 느끼고 있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한석주 교수를 만났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자전거를 탔다는 그는 유년시절 창경궁에서 열린 자전거대회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렸다.

“햇볕이 따뜻했던 어느 날 어머니와 함께 창경궁으로 자전거대회에 출전했다. 다른 아이들보다 월등히 빨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경기진행자가 돌아서 가라는 것이다. 내가 반환점을 돌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한석주 교수는 “중년층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늘어가는 뱃살과 건강을 위해 유년시절부터 익숙한 자전거를 택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예전에 신문을 구독하면 자전거를 줬던 기억이 있어 10만 원 선을 생각하고 매장을 들렀는데 세상에 자전거가 백만 원 단위가 넘어가 깜짝 놀랐다”면서 “전시된 자전거 중 제일 가격이 싼 70만 원짜리를 산 것이 MTB(mountain bike)와의 첫 만남”이라고 설명했다.

한석주 교수는 일상과 가까운 세브란스병원 뒤쪽에 위치한 안산과 강서구 화곡동의 봉제산, 개화산을 주로 타고 있으며 주말이나 여유가 있을 때에는 설악산과 동강 등 원거리의 MTB를 즐기기도 한다.

유년시절 익숙함으로 시작한 MTB에 푹 빠진 한석주 교수는 서울근교의 산은 물론 한국의 산은 거의 다 점령했다.



“MTB에는 이런 매력이 있다”

“자연을 느낄 때는 속도와 반비례해야 한다. 자동차로 드라이브하는 것보다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오토바이보다 바이크를 탈 때가 바이크보다 걸을 때 자연을 가장 가까이 오래 즐길 수 있다.”

한석주 교수는 “시원한 바람이 내피부에 와 닿을 때, 사계절의 풍경을 눈으로 즐길 때, 자연의 냄새와 질감을 몸소 느끼기에는 자전거가 제일”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또 “등산이 그렇듯이 기계의 힘으로 쉽게 오르는 것보다 내 땀과 노력으로 산을 올랐을 때 정상에서 느끼는 정복감, 성취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면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한 교수는 MTB를 타면 등산객이 접근할 수 없는 길을 갈 때가 있고 그럴 때 역사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가까이에는 서울성곽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사직터널에서 북악산을 올라 혜화동을 거쳐 동대문의 낙산에서 광희동 타워호텔, 남산, 힐튼밀레이엄호텔, 강북삼성병원, 사직동을 잇는 서울성곽 코스를 추천했다.

한 교수는 “꼭 자전거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좋은 이 코스 서울성곽의 흔적들이 남아있어 역사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가을의 정취를 도심에서 느끼는 것도 좋다”고 소개했다.

서울의 내사산에는 남산과 인왕산, 북악산, 낙산이 있고, 외사산은 관악산과 북한산, 덕양산, 아차산이 있어 작거나 크게 서울의 원을 이어준다.

"일탈을 위해 자전거를 탄다"

한석주 교수는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픈 자유로움과 누구나 쉽게 즐길수 없다는 잠재된 일탈로 MTB를 즐긴다.

한 교수는 “MTB를 즐기는 사람은 모두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씩은 다른 뭔가가 있다”면서 “골프나 헬스, 등산 같은 대중적인 레저보다 남들과 조금은 다르고 싶다는 심리와 조금은 격하게 튀고 심은 심리가 깔려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탈을 꿈꾸지만 규범 속에서 살수밖에 없고, 나이가 들수록 더 일탈의 가능성은 희박해지기 때문에 운동이라는 명분으로 자신만의 작은 일탈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운동을 하고 싶어도 처음 배운다는 것이 큰 부담일수 있지만 자전거는 익숙할 수밖에 없다”면서 “세 발 자전거와 쌀집 아저씨의 배달 자전거, 또 중고등학교 때 통학했던 자전거 등 이미 친숙하기 때문에 멀리서 찾지 말고 가까운 곳에서 취미생활을 찾아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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