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전국의과대학교수노동조합(이하 의교노)이 마침내 닻을 올렸다.
의교노는 4월 23일 밀레니엄힐튼 서울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 위원장에 김장한 교수(울산의대)를 선출했다.
의교노는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전국 단위 노조 형태로 설립됐으며, 다음주 중 설립 신고서를 내고 인가를 받으면 본격적으로 노조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김장한 위원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선 의과대학별로 지회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면서 “이후 지회가 충분한 기능을 하게 되면 지회를 넘어 각 의과대학마다 단위노조가 만들어지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의대를 제외하곤 개별 의대 차원의 노조 설립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만큼 의교노가 의대별 단위노조 설립을 위한 일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 의대에서 단위노조가 설립되면 의교노 조직은 해체하고 다시 해당 단위노조를 한 데 묶는 노조연맹을 구축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계획이다.
"향후 각 의대 단위노조 묶는 노조연맹 계획, 파업 불가능하지만 단체교섭권 확보 큰 진전"
"노조 통한 교수들 근로환경 개선되면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 제고 도움될 것"
의교노는 야심차게 출범을 알렸지만 교원 노조의 경우, 파업이 불가능해 협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장한 위원장은 “이미 다 알고 시작한 것”이라며 “단체교섭권을 얻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가령 기존에는 의대교수협의회 차원에서 급여에 대한 정보를 요청해도 병원이 묵살해 왔지만 이제는 법적으로 해당 정보를 요구할 권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현재 교수들은 병원이 대외비라며 공개를 하지 않아 본인 급여가 책정되는 기준도 모른다”며 “노조가 생기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노조가 교수들의 근로환경을 개선하면 궁극적으론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교수들의 과도한 업무는 곧 의료 질 저하와 환자 안전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장한 위원장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엄청난 노동강도를 요구하는 곳들도 많다”며 “외래 환자들을 오는대로 진료실에 몰아넣으니 교수는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 하고 환자 한 명 한 명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조를 통해 교수들의 이처럼 열악한 근로환경이 개선되면 궁극적으론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노조 설립은 얽힌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