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vs 내과 가정의학 신경 재활의학과
2011.10.17 22:07 댓글쓰기
정신과와 신경과의 갈등을 촉발한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처방 급여기준'에 대해 일부 타진료과가 철폐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가 지난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처방 급여기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라는 강경론을 펼친 것도 이런 정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의사협회에 SSRI 급여기준에 대한 의견을 낸 곳은 내과학회와 내과개원의협의회, 가정의학회, 재활의학회, 경기도의사회 등이다.

내과학회는 "기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질환 자체 혹은 연관돼 발생하는 우울증을 치료할 때는 질환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내과개원의협의회는 "현재 60일 제한은 진료과 간 형평성과 상호 호혜·배려적 분위기를 해치고 있는 사안으로 60일 급여기준 제한은 폐지돼야 한다"라는 입장이다.

가정의학회는 △자살 위험이 중증도 이상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환자 △섭식장애와 영양결핍이 심한 경우 △양극성 장애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 △항우울제 치료에 실패한 경우(12주 이후) 등은 정신과로 의뢰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재활의학회는 "사지마비와 편마비 등의 지체장애 환자에 대한 60일 이상 장기투여를 인정해달라"고 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정신과 전문의 외에는 따로 치료기간을 정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정신과 자문을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신과와 대척점에 선 신경과학회와 신경과개원의협의회는 "뇌졸증과 간질, 치매, 파킨슨병 등 주요 뇌질환 환자 처방일수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경정신의학회와 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는 "현재 60일간의 항우울제 사용 이후 정신과 자문을 적절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상당수 진료과가 철폐에 무게를 실어준 셈이다. 하지만 정신과 측은 "자살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처방권 제한이 철폐된다면 심각한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절대 불가를 재확인했다. 노만희 회장도 "더 이상 이런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재차 예고했다.

항우울제 치료는 정신과의 핵심적인 진료영역인 데다, 타영역으로 진출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에서 강력 반발은 예고된 상황이었다.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정신과가 한발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의협이 중재에 나섰다. 지난 14일 '항우울제 급여기준 개선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견 조율에 나서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SSRI 처방 문제는 상당히 예민한 것으로 극도로 중립적인 자세로 중재에 나서고 있다"며 "정신과와 신경과 등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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