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규모경쟁 종식, 이젠 연구력 시대'
고대의료원 김 린 의무부총장
2013.04.08 20:00 댓글쓰기

“병원 규모와 실적으로 평가받는 시대는 끝났다. 차세대 패러다임은 바로 연구력이다.”

 

고려대학교의료원 김 린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의 목소리는 분명 격양돼 있었다. 의료원 산하 2개 병원이 정부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기쁨의 발로였다.

 

실제 최근 발표된 연구중심병원 10곳 중 고대 안암병원과 구로병원 2곳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 의료원 산하 두 개 기관이 동시에 선정된 곳은 고대가 유일했다.

 

김 린 의무부총장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한민국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됐고, 고대의료원이 그 중심에 서게 됐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 동안 규모와 진료실적을 앞세운 대형병원들에 밀려 상대적으로 평가절하 됐던 서러움도 말끔히 털어냈다고 전했다.

 

사실 고대의료원의 경우 산하 3개 병원을 모두 합하면 2400병상 규모이지만 개별 병원만으로는 1000병상이 넘는 곳이 없어 진료실적 위주의 각종 평가지표에서 주목받지 못했었다.

 

김 린 의무부총장은 “1000병상 넘는 병원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더 이상 규모와 실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이제 연구력이 의료를 선도하는 가늠자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 역시 이 부분에 필요성을 공감, 의료 패러다임을 바꿀 연구중심병원을 추진했고 일찌감치 연구력 향상을 도모해왔던 고대의료원의 전략과 궤를 같이 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고대의료원의 그동안 행보에서도 연구력 강화에 대한 의지가 묻어난다. 의료원은 지난 2005년 연구개발 강화 전략을 구축, 이를 위한 강력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여타 의료기관이 대형화, 규모의 경제를 발전전략으로 내세울 때 고대의료원은 우수 연구인력 양성, 연구중심 조직개편, 인프라 구축 등 연구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구축 등 연구 패러다임 구축 총력"

 

‘의과학연구지원센터’를 만들고 장기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하드웨어를 확충하는 한편 대학원 연구전담 교수를 의료원 산하 각 병원에 채용했다.

 

특히 2011년 연구교학처장, 병원별 연구부원장 직제 및 산하 연구지원팀과 연구관리팀을 신설해 지속 가능한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했다.

 

김 린 의무부총장은 “인력, 인프라, 시스템 등 모든 면에서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이러한 노력과 세밀한 준비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은 쾌거”라고 평했다.

 

고대의료원의 이번 낭보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평가다. 연구력 강화 노력이 잇따라 결실을 맺으며 내부적으로도 이번 연구중심병원 선정에 거는 기대가 컸다.

 

실제 고대 안암병원은 지난 2009년 국가지정 지역임상시험센터에 선정됐고, 구로병원 역시 같은 해 복지부로부터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로 지정됐다.

 

뿐만 아니라 두 병원의 연구력은 국제적으로도 공인 받았다. 지난 2010년 안암병원 기관윤리심의위원회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아시아서태평양 생명의학연구윤리 국제연합으로부터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구로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와 의료기기 임상시험 윤리심의위원회도 이듬해인 2011년 인증을 받으며 연구중심병원으로 가는 탄탄한 기초체력을 보유한 바 있다.

 

김 린 의무부총장은 “고대의료원이 지향하는 목표는 규모가 큰 병원이 아닌 진료과정에서 도출한 요구사항을 바로 연구에 반영하는 현장중심의 중개연구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안암 및 구로 연구중심병원이라는 두 개의 강력한 성장엔진을 가동함으로써 첨단 보건의료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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