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협 등 한목소리 '많이 힘들다' 호소
건보공단과 내년 수가협상 첫 만남, '경영난 직면 입증 총력'
2013.05.21 20:00 댓글쓰기

대한병원협회 등 3개 의약단체는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1차 수가협상에서 경영난을 수차례 강조했다. [사진 : 협상 중인 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는 일차의료 활성화와 함께 협상 타결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타 단체와 달리 공식취재를 거부했다.

 

의약단체와 건보공단에 따르면 공급자들은 1차 협상에서 물가인상률과 비급여 축소, 의료장비 구입 부담 등을 거론하며 탐색전을 펼쳤다. 그러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일관된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보건복지부가 일차의료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과 개원가의 경영난이 가중된다는 입장을 강력히 피력했다.

 

의협은 토요일 진찰료 가산제와 수가협상은 별개이며, 큰 틀에서 상당한 인상률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건보공단은 일차의료 활성화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진료 행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의협에 맞불을 놓았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경영난을 강조했다. 병협 수가협상단은 협상 직후 "1차 수가협상에서 논할 것이 따로 무엇이 있겠는가"라며 "오로지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난 해소에 관심을 쏟아 달라고 당부하면서 앞으로 남은 기간에 원만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건보공단도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급여로 전환된 진료 항목이 예상보다 빈도수가 적어 어려움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의료장비 구입에 드는 비용 부담은 더 커지는데, 원가보존율은 60% 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치협은 특히 75세 이상 노인틀니 예산이 300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10%대인 340억원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폈다.

 

비급여 진료가 급여로 전환된 데다 그 빈도수가 너무 적어 이중고를 겪는다는 주장이었다. 치협은 지난해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한 만큼 건보공단도 조심스러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한약사회는 유지비 상승 등 경영난을 고려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인상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약사회 협상단은 또 카드 수수료와 건물 임대료, 전기료 등의 비용 부담이 매년 증가한다며 허용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파이를 키워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건보공단 협상단이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속내를 내비쳤다는 게 약사회의 설명이다.

 

지난 20일 일찌감치 1차 협상을 마친 대한한의사협회도 경영난을 이유로 인상률이 높아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건보공단이 지난해 수가협상 부대조건인 '한방 진료비 방문당 정액제'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며 압박을 가해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현재룡 건보공단 보험급여실장 일문일답
  

- 의협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나

 

일차의료가 어렵고, 거기에 공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들 어렵다더라. 그런데 올해는 다 어렵다.

 

- 의협의 주장은 무엇인가. 건보공단의 입장은

 

오늘은 듣는 자리이다. 당연히 이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더라.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는 데이터에 입각해서 말할 뿐이다. 과거와 올해 자료를 전부 본다. 통계적으로 보면 2011년이나 2012년 의원급은 큰 차이가 없다. 개원가는 어렵다고 얘기하지만, 내가 본 통계로는 그렇지 않은 측면이 보인다. 의료계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긴 한데 전체적으로 옆에 사람이 돈을 많이 벌면 내가 상대적으로 못 벌 수도 있다. 오늘은 듣는 자리이다.

 

-진료행위가 늘었나.

 

행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해마다 수가를 올려주는데, 안 늘면 그게 비정상이다.

 

- 6월 예정된 토요가산제 등이 고려되나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뭐라고 말을 못 한다. 의협이 분리한다고 한 것 같은데, 아예 꺼낸 것도 아니다. 오늘은 듣는 입장이었다. 다음에 우리가 이야기할 차례이다. 일차의료 활성화는 서로 공감대를 가지고 가야 되지 않겠느냐는 게 의협의 생각이다.

 

- 부대조건은 어떤가

 

올해는 지킬 수 없는 부대합의는 가급적 하지 말라는 게 재정운영위원회의 주문이다. 실효성 있는 부대조건에 합의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부대조건을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얘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 부대조건 이행 여부가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나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재정운영위에서 어느 정도의 범위를 정해줄 거다. 그걸 바탕으로 다음에는 의협에 우리가 가진 기본 생각을 이야기하고, 그때부터 간극이 좁아질 수도 넓어질 수도 있다.

 

- 건보공단 환산지수 연구용역 상황은 어떤가

 

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박사가 맡아 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여러 가지 추계 방법 중 다양한 안을 재정운영위에 보고했다고 들었다.

 

- 그 제안이 수가협상에 도입되나

 

여러 제안 중에서 채택하겠다. 큰 틀에서 지수모형이나 SGR 모형도 있다. 금액적으로 얼마를 줘야 하는지, 요양기관 종별로 어떤 순위가 나왔다 정도는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

 

- 올해도 강경한 태도로 협상에 나서나

 

작년에도 강경하진 않았던 걸로 안다. 공급자는 강경했다고 말지만, 분위기 자체는 지난해 진지했다고 보는 게 맞다.

 

- 정확한 수치는 언제쯤 제시되나

 

2차 협상에선 공단 입장을 밝히고, 다음 주 3차 협상 때부터 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 건보공단의 입장은 무엇인가

 

협상단 입장이 조금 그렇다. 한쪽에는 돈을 내는 가입자가 있다. 공급자와 협상하지만 가입자 편만 드는 게 아니다. 이쪽에 가서는 가입자의 의료부담이나 재정 영향을 이야기해야 한다. 가입자에게 의료기관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한다. 양쪽을 다 고려한다. 가입자 편만 드는 게 아니다.

 

- 4대 중증질환 등 상황이 복잡하다. 복지부와 대화하나

 

복지부와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올해는 단순히 수가협상만 있는 게 아니다. 보장성이라는 재정 소요 부분이 워낙 커 이를 얼마나 고려하느냐가 중요하다. 복지는 아마 보장성에 관한 규모를 지금 시점에서 얼마라고 말할 입장은 아닐 것이다. 6월 말에 발표하는데 수가협상이 5월 말이니까 그 전에 계산상으로 잡으려고 노력할 것으로 본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비급여를 환자한테 받다가 보험자에게 받으니까 수지면에서 차이가 없다. 오히려 손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나 보험자 입장은 또 다르다. 그게 들어가면 재정수지에 영향을 미친다. 보험료를 올려야 하고, 그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음상준·김민수 기자 (esj1147@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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