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성토장 방불케 한 의협회장 토론회
후보 5인, 경기도의사회 주최 행사서 3연임 저지 실정 비판 등 '십자포화'
2018.03.04 19:40 댓글쓰기


 

제 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의 첫 후보자 합동토론회는 현 집행부 비판의 장(場)이었다. 특히 현 집행부의 수장이면서 3선에 도전한 추무진 후보에 대한 집중적인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도의사회는 3일 오후 회관 대회의실에서 제40대 의협회장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지역의사회 및 직역단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개최한 것으로, 경기도의사회는 총 6번의 토론회 시작을 알렸다.
 

이날 토론회는 현 의협 회장인 1번 추무진 후보를 다른 후보들이 공격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4년 간 투쟁다운 투쟁 해봤나”

우선, 추무진 후보가 38대와 39대 회장을 지내면서 보여온 대정부 투쟁이 도마에 올랐다. 추 후보의 임기 동안 제대로 된 투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후보들은 저마다 투쟁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전공의 1년차 때 전공의 파업이 이뤄져 참여했다.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이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을 막아낸 것도 전공의 파업”이라며 “반면 집행부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비판을 받았고 비대위가 만들어진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의협이 제대로 파업을 해봤나. 투쟁다운 투쟁을 제대로 해봤나”라며 “많은 의사회원들은 의협의 회무가 총체적인 실패였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심판선거”라고 강조했다.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이용민 후보와 최대집 후보가 투쟁을 강조하고 있지만, 두 사람만 투쟁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1번 추무진 후보를 빼고는 다 투쟁을 한다는 것으로 안다. 의협 비대위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투쟁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회장은 협상과 투쟁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제가 회장이 되면 상설투쟁기구를 만들겠다”며 “제가 투쟁하겠으니 날개를 달아달라. 투쟁해서 이길 수 있다면 크레인에 올라가는 건 물론 죽지 못하겠냐”라고 강조했다.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이번 집행부에서 제대로 투쟁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회원들의 패배의식만 부추겼다”며 “제가 회장이 된다면 승리하는 투쟁을 해보고 싶고 최대한 준비 기간을 단축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추무진 후보는 "의협회장을 수행하면서 투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추 후보는 “투쟁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단계가 있다. 회장을 뽑고 회비를 내는 이유는 집행부가 책임을 지고 회원들을 대신해 달라는 것”이라며 “저는 원격의료와 규제기요틴 때 목숨 걸고 단식투쟁을 했고 지금까지 막아왔다. 이렇게 선봉에서 막아왔지만 소극적으로 보인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 소통 부재”
 

최종적으로 불발된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집행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 과정에서 제대로 소통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기동훈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은 고질적인 소통 부족의 문제”라며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에 의사의 책임만 있고 환자의 의무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의협은 환자단체에 한 마디도 못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최대집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무산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의료전달체계는 의사들의 진료형태, 국민의 의료이용을 규제하는 것인데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수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는 것인데, 21개 개원의사회장 중에는 이틀 전에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를 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게 무슨 의견 수렴인가”라고 지적했다.
 

임수흠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대의원회 수임사항이 맞다. 그러나 방향성에 문제가 있으면 회원들의 뜻을 따르고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중간에 문제가 있으면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야 한다. 총회에서 반대 120표에 찬성 6표였는데 압도적으로 반대가 많았던 일을 왜 그리 급하게 추진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의협 집행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 분열만 조장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숙희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상임이사회에 자료로 올라왔다. 그래서 저는 이걸 공개해야 한다고 했고 그래서 공개된 것”이라며 “논의 과정에서 내과계와 외과계를 따로 만나고 얼마나 의협이 산산조각 났는지 모른다”라고 비판했다.
 

이용민 후보 역시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관련해 의료계 내부 분열이 많았다. 분명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의료계에 이익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문재인케어에 오염이 됐다”며 “우리가 작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순간 문케어도 받아들여야 됐다”고 말했다.
 

추무진 후보는 논의 과정에서의 문제를 인정했다. 이에 회원투표제를 통해 향후 주요 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의견 수렴을 정말 많이 했다. 그렇지만 소통의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며 “회원들의 의견을 물어볼 수 있는 제도가 있어야 한다. 회원투표제를 도입한다면 이에 대해 회원들의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35번 환자·안산 개원의 자살 대응도 도마위

추무진 후보가 제시한 회원보호 공약도 다른 후보들의 비판 대상이 됐다. 추 후보는 의사연금 도입과 70대 이상 회비 면제 등 회원 보호 정책을 공약했다.
 

하지만, 추 후보가 의협회장 자리에 있는 동안 각종 사고가 터질 때 의사 회원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대집 후보는 “추 후보는 회원보호를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집행부의 행보는 회원 보호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2015년 메르스가 터졌을 때 사실관계 확인도 하지 않고 35번 환자가 잘못한 것처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여기에 안산과 강릉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다른 전문가 단체였으면 그렇게 대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숙희 후보도 “회장 자리는 무게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마주했을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대처하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말하면 끝나버린다. 다시 담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무진 후보는 “메르스를 겪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격리시키는 것이었고, 동선차단이 중요했다.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며 협회 차원에서 35번 환자의 쾌유를 기원해 회복 후 35번 환자가 협회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추 후보는 “안산 사건은 주무이사를 내려보냈으며 단지 액션을 취하는 것보다 회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요양기관 방문확인 표준운영지침(SOP)를 개선했다”며 “이외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전공의 폭력, 성폭력 문제도 적극 대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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