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빅데이터 신뢰성 확보 위한 ‘참조표준’
김원식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
2016.07.22 13:15 댓글쓰기

최근 스마트폰 등 발전된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면서 빅데이터 가치가 다양한 분야에서 입증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의료기기가 확산됨에 따라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가치 창출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빅데이터 3대 요소는 'Volume, Velocity, Variety'이며 이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충족되면 빅데이터로 볼 수 있다. 특히 규모적인 면에서 빅데이터가 보건의료 분야에서 중요한 이유는 맞춤의학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즉, 피검자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구체적 질환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맞춤의학은 빅데이터를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개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 효능의 극대화를 위한 수술과 약물처방 설계부터 치료 후 예후 및 예측 등은 모두 데이터에 근거해 이뤄진다.


수집된 데이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도출하기 위한 데이터 가공 작업에서는 최우선적 고려사항인 “값을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의 빅데이터는 그 신뢰성이 생명이라 할 수 있으며 데이터 평가는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얻기까지는 적합한 장비, 측정절차, 재료 및 전문지식을 구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자원이 투입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므로 이러한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관들이 중복 개발하는 것을 지양하고 그 수요를 조사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동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서로 다른 기관들 간의 측정방법 표준화와 서로 다른 장치들로부터 측정된 값에 대한 정확성/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교정(calibration)을 통한 국가 측정표준에 대한 소급성(traceability) 및 측정값에 대한 불확도(uncertainty)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개념으로 개발된 ‘참조표준(standard reference data)’이 보건의료분야에 매우 필요하다. 참조표준이라 함은 측정 데이터 및 정보 정확도와 신뢰도를 과학적으로 분석·평가해 공인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널리 지속적으로 사용되거나 반복사용이 가능하도록 마련된 자료로 물리화학적 상수, 공인된 물성 값, 공인된 과학기술적 통계 등(국가표준기본법 제3조 7항)으로 정의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은 국가측정표준기관으로서 측정표준 및 참조표준에 대한 국가 정점기관이다. 국가표준기본법 및 동 법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참조표준의 제정과 보급을 위한 규정, 동법 제 16조 및 시행령 제 14조 3항의 규정에 따라 제정 고시된 참조표준 제정 및 보급에 관한 운영요령에 의해 국가참조표준센터 및 데이터센터를 설립·지정했다.


상기 운영요령에 ‘참조데이터의 기술평가 기준(제 12조)’과 ‘참조표준의 등급부여 기준(제 13조)’이 다음과 같이 제정됐다.


측정하고자 하는 양의 명확성, 측정방법과 절차 및 이론계산에 대한 설명, 측정방법의 적절성 및 근거, 측정결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제어, 측정방법의 불확도 평가 및 측정 소급성 확보, 측정 결과의 불확도 추정에 대한 적정성, 측정의 상세절차와 측정의 재현조건, 다른 경로에 의해 얻어진 결과와 측정된 결과의 일관성 등을 모두 만족할 경우 ‘유효참조표준’ 등급을 받는다. 


여기에 연관식과 모델링을 통한 데이터의 예측가능성이 검증되면 ‘검증참조표준’, 더 나아가 2인 이상 관련분야 제3자 종합검토를 받았을 경우 ‘인증참조표준’의 등급이 부여된다.

평가 기준을 통해 제정된 참조표준은 그 신뢰성이 보장된 의료계에서는 진단의 정확성과 치료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이다.


또한 산업계에서는 진단장치 알고리즘에 한국인 특성이 반영된 참조표준 기준치를 적용함으로써 그 정확성·신뢰성 향상을 통한 국내 및 동남아 시장 등에서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인 경동맥 참조표준 진행과정 및 현황


급속한 고령화 및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암과 더불어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심뇌혈관질환(심장질환과 혈관질환을 총칭) 분야의 한국인 참조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2006년 12월 (구)산업자원부 지정으로 표준연에 심뇌혈관데이터센터(현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 소속)가 설립됐다.
 

앞서 2000년 미국심장협회 및 유럽심장협회에서는 경동맥 내중막두께(intima media thickness: IMT)가 심근경색 및 뇌졸중과 상관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에 기초해 이러한 질환의 가능성을 사전에 스크리닝 하기 위하여 45세 이상은 무증상이더라도 이 지표를 검진하도록 권장했다.
 

스크리닝 기준치는 체형 및 인종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한국인에 대한 정상치 확립이 시급하다는 병원현장의 요구에 따라 (구)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07년 11월부터 한국인 경동맥 참조표준 개발 사업을 착수했다.

처음 2년간은 본 데이터센터와 건양대병원이 공동으로 IMT 측정 S/W를 개발 하였고 경동맥연구회와 혈관연구회와 공동으로 IMT 측정 및 데이터 입력양식 표준화를 수행했다.
 

2010년부터 경동맥연구회를 중심으로 전국 12개 대학병원(건양대병원, 대구카돌릭대병원, 관동대제일병원,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고려대구로병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연세대원주기독병원, 원광대병원, 전남대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동아대의료원, 경희대병원)에서 경동맥초음파영상 및 임상데이터를 생산하고 데이터센터에서는 생산된 초음파영상으로부터 IMT를 일괄적 표준화 방법으로 측정한 임상데이터 및 장치정보 등과 함께 DB로 정리했다.
 

이 데이터를 가공해 2014년 11월 약 2000건의 참조데이터셋을 만들었다. 세부적으로 1) 피검자의 임상정보 2) 경동맥 초음파영상 3) 경동맥 내중막두께의 평균 및 표준편차 4) 측정 장치 및 방법 등으로 구성됐다. 
 

이후 참조표준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참조데이터의 신뢰성을 평가함으로써 성별 연령대별 한국인 ▲경동맥 내중막두께(유효 8건·검증 4건) ▲심뇌혈관 질환 무증상(유효 10건) ▲경동맥 내벽거칠기(유효 10건) ▲경동맥 내막두께 지수(유효 10건) ▲한국인 경동맥 중막두께 지수(유효 10건)를 개발했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 무증상 참조표준은 진단결과에서 심뇌혈관 질환에 해당되지 않는 무증상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성별 연령대별 IMT의 75th 퍼센타일을 분포도표에 표기하고 70세 미만의 75th 퍼센타일을 심뇌혈관 질환 고위험 분류기준으로 제정한 도판을 전국 병원에 보급중이다.
 

IMT는 심장질환뿐만 아니라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 등과 상관성이 높으므로 심장내과(심혈관센터), 내분비내과, 신경과, 방사선과 질환의 조기진단에 참고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피검자의 우측 총경동맥(common carotid artery) 원위벽에서 측정표준화 방법을 준수하여 측정해야 하고 측정된 값의 quality index(측정영역 전체 픽셀 수에 대한 측정된 픽셀 수)를 평가하여 0.6 이상이어야 영상의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치 의존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치와 함께 제공되는 초음파 장치 모니터에 나타나는 교정점 또는 초음파진단용 팬텀을 이용해 초음파 영상의 픽셀 당 크기를 교정한 값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측정된 IMT를 참조표준의 성별 연령대별 75th 퍼센타일과 비교해 동일 연령대에서 심뇌혈관 질환의 상대적 위험정도를 평가하고 70대 미만의 75th 퍼센타일과 비교해 그 절대적 위험정도를 평가해야 한다.(의학적으로 궁금한 사항은 경동맥연구회에 문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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