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의료사고 등 의사면허 관리기구 신설'
이명진 원장 '단기적으로는 의협이 맡고 궁극적으로는 의사면허 기구서 관리'
2016.02.21 05:30 댓글쓰기

다나의원 등 주사기 재사용으로 인한 대규모 C형 간염환자 발생 등의 사건이 발생,  의사면허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해 궁극적으로 의사면허 관리기구가 신설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공적 성격의 의사면허 관리기구를 세워 전문가 집단의 독단과 정부의 정치적 이용 등을 방지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의사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명 이비인후과 이명진 원장은 지난 19일 ‘바람직한 의료규제 발전 방안’을 주제로 의협에서 열린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2016년 의료정책연구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의료 규제에 대한 주체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단기적으로는 의협, 중장기적으로는 의사면허 관리기구가 맡아야 한다는 ‘단계론’을 펼쳤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에 현대의학이 들어 온지 120년이 조금 넘었지만 의료규제의 주체가 불분명하다”며 “의협이 회원들의 징계와 이권을 함께 주장하고 보건복지부의 지도감독을 받는 형태로, 전문가주의가 발전하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단기적으로 의협이 진료수행 능력이 안 되거나 비윤리적인 의사, 보수교육 미이수자 등에 대한 징계권과 관리권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를 위해 의협은 먼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율정화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방법으로 의사윤리강령과 의사윤리지침, 진찰실 가이드라인 등의 진료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사용 중인 의사윤리강령과 의사윤리지침은 2006년 개정된 것이다. 의협은 2006년 1997년 제정됐던 의사윤리선언을 폐지했다.


이에 총 5장 33조로 제정한 의사윤리강령은 8개로 축소 개정됐고, 2001년 총 6장 78개 조항으로 제정한 의사윤리지침은 30개 조항으로 줄었다.


이 원장은 “문제는 전문직업성의 근간을 이루는 전문직 윤리부분이 상당부분 삭제되거나 포함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문직업성을 포함한 실제적인 교육프로그램이 개발되려면 의협 차원에서 그 동안 방기했던 의사윤리강령과 지침 개정작업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상황과 시대요구에 걸맞고 미래 지향적이고 전문직업성을 잘 반영한 윤리강령과 지침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지침과 진료표준 등의 정기적 개정,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육 콘텐츠 제공 등의 필요성 또한 짚었다.


장기적으로는 의사면허 관리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선진국의 면허관리기구로는 영국의 GMC, 미국의 주면허국, 캐나다의 의사회 등이 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시민의식과 민주주의 발달이 전문가주의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면허관리를 정부가 하지 않고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공공단체가 하고 있다.


공공단체가 관리하는 이유는 전문가에게만 맡겼을 때 불거질 수 있는 공정성 문제, 정부가 수행할 때 생길 수 있는 정치적 도구로의 왜곡 등의 폐단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 주면허국의 경우 약 20명의 위원이 있는데 이중 과반 이상이 정부관리, 법률가, 성직자, 시민대표 등으로 구성돼 있고 나머지가 해당 과목의 전문의, 의료윤리전문가다.


영국도 위원회의 절반 정도 비의료인이 참여해 공정성과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대부분 연 50점 정도(우리나라는 8점)의 연수평점 취득을 신고하도록 해 질 관리를 하고 있고, 신체검사 결과를 제출토록 해 뇌손상이나 기타 감염병 등이 있는지 확인해 진료 수행 능력을 평가한다.


비윤리적인 범죄사실이 확인될 경우 징계하는데, 벌금, 윤리교육 이수명령, 정신감정, 성범죄 예방교육, 동료평가, 면허정지, 면허 발탁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원장은 “정부와 전문가 단체가 힘을 합쳐 공공기관 성격의 의사면허 관리기구를 조속히 만들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신뢰받는 정부와 의사로 자리매김 해서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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