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서울로' 심장수술 쏠림 갈수록 심화
흉부외과학회, 지자체별 현황 분석…수도권 집중현상 가속
2015.08.07 20:00 댓글쓰기

복잡 선천성 심장수술, 관상동맥우회로술 등 고난이도 심장수술 등의 쏠림 현상이 우려대로 심화되면서 그렇잖아도 위기에 직면해 있는 흉부외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건국대학교병원 지현근 교수는 7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개최된 '심장수술의 지자체별 현황 및 개선 정책을 위한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발표, 이미 고착화된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촉구했다.

 

지 교수는 "현 제도 하에서는 큰 병원이 더 많은 혜택을 받고 그렇지 못한 병원은 더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의료 왜곡을 더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공의 문제는 바로미터다. 지난 2009년부터 흉부외과에 가산금이 주어지고 있지만 지금 정책으로는 전공의들마저 대형병원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 교수가 심장수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복잡 선천성 심장수술의 경우 인천·경기·비수도권 환자의 서울로의 쏠림 현상이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실제 2013년에는 80% 이상이 서울 내 의료기관을 이용했고, 서울 환자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 비율은 적지 않았다.

 

반대로 인천·경기·비수도권 환자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 비율은 2003년도에는 30% 이상이었지만 해가 갈수록 감소해 2013년 20% 이하로 나타났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관상동맥 우회로술 및 내막 절제술 추세에서도 서울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지현근 교수는 “서울 환자는 서울 내 의료기관 이용비율 92.6%, 경기 지역 의료기관 이용 비율은 6.6%로 총99.2% 수도권 환자의 대부분은 지역 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광역시의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비율을 보면 부산 59.0%, 대구 75.4%, 인천 40.0%, 울산 65.4%, 광주 59.3%, 대전 42.4%로 평균 50%로 비교적 선전했다.

 

하지만 광역시 아닌 지역은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충북 75.7%, 제주 59.1%, 충남 55.5% 순으로 높았다. 충북 지역은 지역 내 수술 가능한 병원 개소수가 많지 않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판막 성형술, 판막 협착증 수술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타 지역환자의 서울 내 의료기관 이용비율은 관상동맥우회로술보다 높았는데 부산 43.5%, 대구 29.3%, 광주 34.2%, 대전 62.5%, 울산 48.6% 등으로 나타났다.

 

지 교수는 “수술 난이도가 높을수록 환자들의 병원 선택성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경향이 높고, 응급상황이 많지 않아 환자의 지역 간 이동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쏠림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빅4’ 병원 쏠림 현상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장 심각한 문제”라면서 “수가 체계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반드시 의료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고대안산병원 신재승 교수도 “흉부외과에서 받고 있는 수술료, 즉 행위수가가 제대로 평가가 됐느냐 생각해봐야 한다”는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신 교수는 “실제 진료재료대는 일본의 80% 수준의 수가로 책정돼 있다”며 “특히 관상동맥우회로술은 일본 29% 수준이다. 그대로 놔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위료에 대한 수가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조속히 현행 행위료 수준을 재평가해서 제대로 된 수가가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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