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환자뿐만 아니라 전공의도 지방 떠나'
박남희 교수, 대구·경북 심장수술전문센터 설립 당위성 피력
2015.08.09 20:00 댓글쓰기

"지방 심뇌혈관질환 병원의 낙후된 이미지로 수도권 환자 쏠림 현상 및 지역 간 의료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환자뿐만 아니라 전공의도 대구 지역을 떠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박남희 교수는 9일 개최된 흉부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지적하고 '권역 심장수술 전문센터 설립'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흉부외과학회 백서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흉부외과는 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업무에 비해 보수가 낮아 전공과목으로 선택하지 않겠다"고 대다수가 답했다.

 

게다가 응답자 상당 수가 흉부외과를 선택하더라도 '서울의 5개 대형병원'에서 전공 교육을 받고 싶다고 답해 앞으로 수도권 전공의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교수는 "올 3월 기준 신규 흉부외과 레지던트 지역 분포를 보면 총 28명 중 서울 17명, 충북, 대전, 전북, 전남, 경북 0명 등으로 집계됐다"고 씁쓸해 했다.

 

"전공의 갈수록 없어 대구지역도 심장수술 할 의사 찾기 힘들수도"

 

실제 대구 경북 지역에서 흉부외과 전공의들을 갈수록 찾기 힘들다 보니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이 은퇴했을 경우, 그 현장을 누가 책임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는 게 박 교수의 고민이다.

 

박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 지역 전공의 TO를 강제로 지방에 분배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구 지역에서 심장수술 할 의사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구·경북 권역 심장수술전문센터 설립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대구·경북 권역 심장수술전문센터 운영 모형을 보면 심장질환 진단과 수술이 모두 가능한 지역 대형병원과 심장수술 공동센터의 원활환 교류다.

 

박 교수는 "센터는 수술 인프라를 제공하고 흉부외과 의사가 심장질환 진단, 진료 결과 공유, 수술 진료 협의, 환자 이송 등에서 주축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안에 따르면 심장센터는 5층 규모로 중환자실 15병상을 포함해 60병상, 그리고 수술실 4개, 심장검사실 1개, CT, MRI 등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422억원(국비 70%, 지방비 15%, 민간 15%)으로 추산하고 있다.

 

심장질환 관련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전임의, 전공의, Physician assistance(PA), 중환자 전문간호사 교육에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 대구·경북지회는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메디시티-심장센터 설립 사업 취지와 목표에 공감 의사를 표하는 등 측면지원에 나서고 있다.

 

심장수술 분야의 지역 의료불균형 해소와 의료서비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한 관련 분야의 과학기술 융복합 기반 구축이 골자다.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 협조키로 하되 정부 부처와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박남희 교수는 "심장센터가 설립되면 수도권 집중 완화로 지방병원 환자가 증가할 것이며 이는 경영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박 교수는 "특히 투자 증대로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서비스 질과 진료 역량이 제고, 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베를린 심장센터 사례를 소개, 센터 설립 및 과정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센터는 당초 독일 국민들의 심장수술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1983년 Rudolf Virchow 시립병원 부지에 정부 주도로 설립됐다.

 

박 교수는 “세계 5대 심장센터로 꼽히고 있는 이 곳은 최우수 의료진 영입, 원금 상환 면제, 공공성과 영리성 동시 추구 등이 동시에 이뤄졌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 역시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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