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 태아 사망 의사 구속 판결···후폭풍 거세
전국 산부인과 의사, 이달 29일 서울역광장 집결 긴급궐기대회
2017.04.19 12:03 댓글쓰기

분만 과정에서 자궁 내 태아가 사망, 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구속판결이 내려진 것과 관련해서 전국 산부인과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위험에 처한 환자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의사에게 형사처벌을 내리는 법원 판결을 규탄한다”며 "4월29일 오후 6시 서울역광장에서 긴급 궐기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6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자궁내 태아사망을 살리지 못했다는 사유로 분만을 담당한 40대 여의사에 대해 구금 8개월이 선고됐다”며 “언제든지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자궁내 태아 사망으로 인해 살인범의 낙인이 찍힌다면 대한민국 모든 산부인과 의사는 전과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4년 인천 한 산부인과병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당시 장시간 진통을 겪던 A씨가 무통주사(경막외마취)를 맞은 후 태아가 심정지로 사망, 담당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당시 분만실에서 20여 시간 태아 모니터링 벨트를 유지하며 진통에 시달린 산모가 쉴 수 있도록 한 시간여 남짓 모니터링 벨트를 뺐고 그 사이 자궁내 태아가 사망한 것”이라며 “이것이 담당의사 구속사유가 될 수 있다면 태아 모니터링을 하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가정분만이나 자연분만, 조산원분만은 모두 살인행위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산부인과 의사는 분만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급상황에서 태아와 산모 모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며 “수많은 분만에서 태아를 다 살려내지 못했다는 것이 형사처벌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과연 위급한 죽음에 이르는 태아를 살려내지 못한 것이 감옥에 갈 사유인가”라고 주장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분만을 담당하는 의사에게 10억원의 배상판결을 내리고 형사 합의를 종용하거나 감옥에 보내는 판결을 하는 것은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돌보는 분만 산부인과 의사가 의료현장을 떠나게 하는 판결이고 의학적인 무지와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공론으로 대한민국 분만환경을 파괴시키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이어 “언제든 분만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에 이 같은 비이성적 판결이 용인된다면 대한민국 산부인과의사는 부득불 분만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천명한다”며 “비통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피 끓는 마음으로 항의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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