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고압적 서비스에 병원들 불만
문제 제기하자 서비스 중단 맞불…사태 일단락 됐지만 불씨 여전
2012.05.15 20:00 댓글쓰기

국내 대학병원급에서 사용되는 내시경 장비의 90%를 공급하고 있는 올림푸스한국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고압적 서비스 태도로 병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한 대학병원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서비스 중단이라는 폭탄선언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져 병원 관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병원계에 따르면 올림푸스 내시경 장비를 운용하고 있는 C대학병원은 최근 올림푸스한국서비스주식회사(이하 올림푸스서비스)로부터 서비스 중단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부품 교체 후 나온 폐부품을 그대로 돌려달라는 C대학병원 측의 요구를 올림푸스서비스 측이 묵살하면서 비롯됐다.

 

기존 부품을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려받기 원했던 병원은 부품이 훼손된 상태로 돌아오자 1000만 원에 달하는 서비스 비용 중 일부를 지급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올림푸스서비스주식회사가 장비 수리 후 나온 기존 부품을 훼손 한 후 병원에 돌려준 사례(붉은색 원) 

 

병원 측의 이 같은 조치에 올림푸스서비스는 수리 전면 거부 및 서비스 제공 중단으로 맞섰다.

 

C대학병원도 의료원 차원에서 올림푸스한국과 일본 본사에 정식으로 항의 공문을 보내 시정을 요구했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올림푸스서비스가 장비 수리 후 지속적으로 기존 부품을 훼손해 보내와 특별히 훼손 자제를 주문했다”면서 “그러나 올림푸스서비스 측이 같은 행동을 반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C대학병원 측은 올림푸스서비스의 일방적인 부품 훼손을 병원 소유물에 대한 불법적 처리로 간주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문제를 신고하는 방안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결과 C대학병원처럼 공문을 주고받지 않았지만 H대학병원과 K대학의료원, C대학병원 계열 S병원 등도 같은 문제로 올림푸스서비스와 마찰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기기를 관리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서 고장난 부품을 훼손되지 않는 상태에서 돌려받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병원 장비관리자들의 주장이다.

 

부품의 내구연한과 고장 발생 원인을 파악해 전반적인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장비 고장에 따른 응급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 부품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

 

같은 문제를 경험한 H대학병원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병원이 제기한 문제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채 올림푸스가 서비스 중단을 운운했다는 것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올림푸스서비스 측은 부품 재활용 우려를 거론하며 폐부품 처리는 회사 정책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폐부품이 제3자 서비스업체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고 재활용 될 경우 올림푸스의 서비스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서비스 중단 문제는 비용 미지급에 따른 조치로 부품 훼손 사안과는 별개 문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수리 중단이라는 사태까지 확대됐던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올림푸스가 C대학병원에 공식 사과하고 미지급 금액 중 일부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일단락 됐다.

 

병원계의 한 관계자는 “한 병원의 적극적인 문제제기로 사건은 해결됐지만 추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대형 의료기기 업체들과의 갈등을 조정할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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