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담장 걷던 PA, 결국 범법자 위기 봉착
복지부, 불법행위 전쟁선포…전국 수천명 간호사·병원계 초긴장
2018.08.17 06:3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들던 PA(Physician Assistant)가 사상 최대 위기를 맞았다. 우려했던 범법자로 몰릴 공산이 큰 상황이다.
 
의사 인력난을 이유로 이들을 고용한 병원들 역시 법적 처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난 16일 언론을 통해 제기된 강원대학교병원 수술실 간호사의 수술봉합 행위에 대해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당 보건소에 무면허 의료행위 여부를 조사하도록 하고, 향후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 및 고발 등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강원대병원에서 불거진 PA 문제가 전체 병원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복지부는 우리나라에는 PA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이유를 막론하고 PA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가 신고될 경우 원칙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가 병원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PA에 대해 불법임을 명확히 하고, 그에 따른 처벌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PA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란 분석이다.
 
수술실을 운영하는 대형병원 상당수가 PA를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고라도 들어갈 경우 법적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이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병원의 요구에 의해 PA로 활동하고 있는 간호사가 수 천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 역시 범법자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병원간호사회가 공개한 ‘2017년 병원 간호인력 배치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PA 간호사는 내과계 914, 외과계 2439명 등 총 3353명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2921명과 비교해 400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가 201개 병원에 국한된 점을 감안하면 국내 PA 간호사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PA 배치 현황을 살펴보면 외과계의 경우 외과가 전체 2439명 중 708명을 기록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정형외과 300, 신경외과 289명 순이었다.
 
내과계 중에는 내과에 522명이 근무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경과 66, 소아과 65명이 그 뒤를 이었다.
 
병원 규모별로는 내과계와 외과계 통틀어 상급종합병원에서 PA 수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상급종합병원 PA 수는 총 1908명을 기록했고 종합병원은 1420, 병원은 25명을 기록했다.
 
결국 규모가 큰 상급종합병원에서 PA 수요가 많은 만큼 복지부가 조사와 처벌 범위를 확대할 경우 엄청난 사태로 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아마도 전국 대학병원 중 PA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을 것이라며 병원은 물론 현재 활동 중인 PA 간호사들의 피해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지속적인 PA 문제 해결 요구를 간과해 오던 복지부가 여론에 떠밀려 갑작스레 처벌을 운운하는 행태에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결국 터질 게 터지고 말았다이제부터라도 의사 인력난 해소를 위한 PA 양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PA 문제는 진료과목 의사 수급 불균형 등 근본적인 원인부터 풀어가야 한다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복지부의 직무유기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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