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총 5000억원 규모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 중이다.
신약 개발 자금을 충분히 지원해 돈 걱정 없이 R&D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K-바이오·백신 펀드’ 운용사는 국내 2곳이 선정됐으며, 이 중 하나가 유안타인베스트먼트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이 개최한 KIMCo TALK 행사에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정영관 VC부문 대표는 'K-바이오·백신 펀드'는 단순한 투자 그 이상의 가치라고 확신했다.
정부는 펀드 초기 자금으로 올해 복지부 예산 500억원과 기존 펀드 회수금 500억원,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3개 국책 은행에서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3000억원은 운용사를 비롯한 민간투자로 이뤄진다.
2개 운용사가 각각 2500억원을 운용하며, 운용사는 약정액 60% 이상을 신약·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을 추진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정영관 대표는 "2500억원 중 복지부 등의 자금과 유안타인베스트 투자 자금을 빼면 1300억원 규모 자금을 오는 5월까지 조성할 계획"이라며 "현재 자금 조성은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식시장 상황이 암울하고 바이오시장은 더 좋지 않은 편"이라며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소극적이고, 이미 투자한 기업에만 추가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바이오기업 사장 수만 봐도 이 같이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바이오기업이 한해 동안 많을 때는 17개 기업이나 상장했으나, 작년에는 8개로 대폭 줄었다.
정 대표는 "최근 몇 년 상장되는 바이오기업들이 계속 늘어났으나, 앞선 기업들이 약속했던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거래소가 바이오기업 상장 기준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투자자들 시선으로는 현재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정 대표 진단이다.
그는 "시장 침체기인 현시점에서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투자할 수 있는 적기"라며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역발상 투자 전략으로 높은 수익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주식시장 침체 시기에도 바이오기업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는 항상 시장에서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주식시장 전반적 침체기, 역발상 통한 투자 적기"
"바이오텍 옥석 가려질 듯, 임상 등 성과 보여줄 데이터 중요"
다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는 만큼 VC 투자도 신중해지고 있어 투자를 받는 기업들 노력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는 "바이오텍이 임상 결과나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신뢰 회복 사례들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임상데이터가 좋게 나온다면 투자 시기는 자연스레 앞당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를 위해 VC들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성과를 입증할 데이터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기업들이 현 단계에서 파이프라인을 펼칠 때는 아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나의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면서 그 가능성을 뒷받침할 데이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기술력이 있음에도 데이터 구비 자체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오텍은 대부분 교수들이 창업을 많이 했다"며 "좋은 기술이 있음에도 사업개발이 약하고, 데이터 구비하는 능력이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빅파마들이 원하는 데이터 구조가 있는데, 적응증마다 요구하는게 달라 바이오텍이 미리 이 점을 인식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데이터를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글로벌 기준에 맞는 데이터를 구비해도 한국 바이오텍이 신뢰를 못 얻을 때도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국내 제약사와 공동개발 등을 한다면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는 새로운 모달리티(혁신치료법), 세포·유전자치료제, 신규 딜리버리 플랫폼 등의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국내 투자도 이 같은 분야를 눈 여겨 보고 있다.
끝으로 정 대표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조성 중인 2500억원 규모 펀드 운용 계획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정 대표는 "임상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발굴해 한 곳당 최소 100억원이 투자되며, 최대 투자액은 300~4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투자를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 출시 함께 한국형 글로벌 빅파마를 탄생시키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