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전국 주요 의과대학 교수의 대량 사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대학병원에서 진료 차질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의대 교수들은 대학 본부와 증원 신청 규모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최근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반발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도 있다.
정부는 10일 브리핑에서 비상진료체계 운영현황 점검 결과 중증·응급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응급의료기관 중등도 이하 환자는 7일 기준 지난 한주 대비 32.1% 감소했지만 중증 응급 환자는 큰 변동없이 유지되는 상황이다.
특히 복지부는 향후 4주간 20개 병원에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 138명을 파견하는 등 대책을 내놨지만 의대 교수들의 대거 이탈은 대학병원 운영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당장 오늘(1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긴급총회를 열고 정부집단행동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소속 교수가 모두 참여하는 ‘긴급총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총회에는 교수들의 단체 사직서 제출을 비롯한 집단행동도 논의된다. 다만 집단 행동 여부에 대한 투표는 추후 시간을 갖고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비대위가 최근 진행한 교수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은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2기 비대위는 최근 설문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거점국립대병원 소속 교수들도 집단행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북대의대 및 전북대병원 소속 교수들이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자체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2.4%가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진료만 전담하는 임상교수들은 96%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빠른 시일 내 전체 교수 총회를 열고 행동방식 및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북대 교수들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의료정책 추진으로 인해 학생과 전공의들의 휴학 및 사직으로 몰아가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정부와 대학본부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고 비난했다.
앞선 지난 7일 울산의대 교수들은 자발적 사직서 제출에 합의했다. 이들이 근무하는 서울아산병원은 교원 수가 1000여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오후 5시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3개 수련병원(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 긴급총회'에서 교수 254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이 결정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긴급총회를 열고 사직서 제출을 포함해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항의할 방식을 논의했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전공의에게 법적 처벌 또는 면허정지 같은 행정적 처벌이 내려지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연세대 의대 교수)은 “각 의대·병원의 사직서 제출은 전의교협에서 정할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상당수 교수의 자발적 사직이 전국 단위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