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적자 2조원 육박…'新비급여' 영향
적자폭 다시 확대…금융당국 "과잉진료 적극 차단"
2024.05.10 10:35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백내장 대법원 판결로 다소 주춤했던 실손의료보험 지급액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줄기세포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2023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손익은 1조9738억원 적자로, 전년(1조5301억원) 대비 4437억원 늘어났다.


보험손익은 보험료 수익에서 발생 손해액과 실제 사업비를 제한 액수다. 같은 기간 보험료 수익은 9.5% 증가한 14조4429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손보험 손해율은 103.4%로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손해율은 발생 손해액이 보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100%를 초과하면 보험회사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로, 지난해에는 그 손해가 커진 셈이다.


부문별로 생명보험사 손해율은 86.4%로 전년대비 1.7% 증가했고 손해보험사는 107.1%로 전년대비 2.3% 늘었다.


실손보험 손해율과 적자폭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였다가 백내장 등 비급여 과잉진료 방지를 위한 노력 덕분에 지난 2022년 감소세를 기록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새로운 비급여 항목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과 보험사 손익에 악영향을 끼치는 비급여 과잉진료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비급여 항목으로 나간 실손보험금은 8조126억원으로 전년대비 2.0%(1539억원) 증가했다. 


지급보험금 비중이 높은 비급여 항목은 주사료(28.9%)였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후 호흡기 질환 증가에 따른 결과다.


특히 비급여 주사료(28.9%)는 도수치료 등의 근골격계질환 치료(28.6%)를 제치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변화가 있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2년 백내장 대법원 판결 등으로 다소 감소했던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줄기세포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현하는 등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정부는 최근 보험개혁회의를 출범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실손보험에 대한 개선책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범부처, 관계기관과 함께 의료개혁 논의와 연계한 실손보험 상품 개선을 모색하는 한편 해외사례 비교, 심화연구 등을 통해 개혁 논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대통령실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의료개혁 핵심 안건으로 '실손보험 제도 개편'을 상정하고, 비급여와 실손보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정치권에서도 구체적인 실손보험 개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급여와 비급여 진료를 병행하는 경우 진료 내역을 함께 제출하는 '비급여 진료비 청구 의무제'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가입자-보험사 간 진행됐던 기존의 계약을 가입자-보험사-병·의원 등 3자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보험사가 의료계의 과잉진료를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실손보험 관련 실무반을 구성하고, 이를 올해 말까지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정책토론회 등을 거쳐 내년 초에 최종방안을 발표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보험 등 보험산업의 잘못된 관행을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며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문제점을 계속 공론화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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