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괄 사직 처리된 빅6 병원 전공의들이 각 병원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고소키로 결정했다.

전공의들을 7월에 사직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정부와 병원이 공모해 일괄 사직 처리함으로써 전공의들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고대의료원 전공의 100여 명이 오는 1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빅6 병원장 및 의료원장과 조규홍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할 예정이다.

전공의 측 법률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전공의들이 '15일까지 복귀‧사직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빅6 병원장들의 메시지에 무응답으로 일관하자, 조규홍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빅6 병원장들로 하여금 7월을 기준으로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전공의들의 정당한 수련받을 권리 및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는 병원장들에 대해서도 "조규홍 장관과 공모해 전공의들을 7월 기준으로 일괄 사직 처리함으로써 전공의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전공의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함으로써 마찬가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일괄 사직 처리에 전공의들 분노, 소송전으로 확산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보고된 전국 수련병원별 전공의 결원이 집계 중인 가운데,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은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 일괄 사직 처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규홍 장관은 18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유감스럽게도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전공의, 우리나라 의료를 위해 내린 결단과 진심이 전해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결원 규모를 최종 확인한 후 이달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대전협 비대위는 퇴직금 지급 지연, 타 기관 취업 방해 등 전공의들의 노동권을 침해한 병원장에 대해 형사 고발, 민사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그는 "불합리한 정책과 위헌적 행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거대 권력에 굴복한 병원장들에게 유감"이라며 "사직한 전공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동준 기자 (bios@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