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을지대학교병원 노조 파업이 보름을 넘겼다. 전공의 공백으로 의료현장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병원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노원을지대병원은 3년 연속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불발되면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다 파업'이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노원을지대병원지부 파업이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보름을 넘겼다. 양측 모두 조속한 봉합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여전히 도출안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사는 현재까지 20차례 이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노조 측은 사 측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타 사립대병원과 임금 격차 해소' 등 지난 2017년 파업 당시 합의했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9월 9일 3차 조정회의에서 내려진 조정 중지 결정 후 전면파업을 유보하고 교섭을 통한 타결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으나 사측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땅히 정규직이 돼야 할 비정규직 직원은 병원을 떠나고 있고, 무분별한 스페셜 근무와 전담간호사(PA) 파견 남발 등 파행적인 근무 편성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노사 갈등이 해를 거듭해 이어지면서 비슷한 규모의 병원과 비교해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악명이 높아졌다"고 호소했다.
병원 측은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가운데 노사 간 원만한 합의를 통한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노조 요구는 2017년 합의사항 준수다.
구체적으로 ▲타 사립대병원과 임금격차 해소 ▲정규직 비율 90% 상향 유지 위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인력 확충, 부서별 적정인력 운영 ▲근무조건 개선(교대근무자 보호, 무분별한 스페셜 근무와 전담간호사(PA) 파견 남발 등 파행적인 근무 금지) 등이다.
특히 노조 측은 지난 10월 17일, 18일에는 두 차례에 걸쳐 원내 인트라넷을 통해 일방적으로 급여지급 지연과 구조조정을 언급한 점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의사 집단 진료거부 사태로 의사들이 해야 하는 수많은 업무가 PA 인력에 떠넘겨졌고, 수련병원 병상가동률이 떨어지고 경영난이 시작되자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병원 노동자들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2017년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원을지대병원은 그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및 임금 등 문제로 48일간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대전을지대병원도 파업에 참여했으나 올해는 노원을지대병원만 파업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이탈로 유례없는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만한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