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에 대못 박은 간호법, 잊혀지게 둘 수 없다"
박용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2024.09.30 05:50 댓글쓰기

지난 9월 20일 우여곡절 끝에 간호법 제정안이 공포됐다. 이날 대한간호협회는 19년만에 통과된 간호법 제정을 환호한다는 입장문을 내놓았는데, 이 보도자료가 성난 의심(醫心)을 한층 더 자극했다. 박용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사진]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한간호협회를 향한 거친 반감을 표출했다. "그만 나대세요", '건방진 것들' 등이 담긴 두 번의 SNS 게시물은 언론 보도 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사이다' 발언이라는 평가와 동시에 의협 부회장으로서 '부적절한 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박 부회장에게 이 같이 격한 발언을 쏟아낸 이유를 들어봤다.[편집자주]


Q. 간호사를 향한 비난 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러 어그로(관심)를 끌기 위해 글을 썼다. 간호법 제정은 의료인 간에 갈등을 부추기는 이슈였기에 논의 과정에서도 부침을 겪었다. 지난달 8월 22일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는 됐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미끄러졌을 때도 의협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우리와 의견이 다르지만, 존중한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런데 간호법이 통과되자 대한간호협회에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곧바로 발표했고,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썼다.


Q. 의협 차원에서도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해 노력했을 것 같은데, 왜 갑자기 상황이 급변했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간호법 통과가 불발된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에 합의점이 없는 상태로 심사됐기 때문이다. 의협은 당시 간호법 저지를 위해 양당을 다니며 설득 작업을 했다. "만약 간호법이 제정된다면,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 명분 자체가 사라진다. 단순히 간호법 제정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정상화와 관련이 있는 문제이니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8월 30일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건의료노조 간부의 80% 정도를 간호사가 차지하고 있는데, 거기서 간호법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당장 파업하겠다고 선언하니 국회에서 급해진 것이다. 그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당시 그 안 그대로 통과됐다.


Q. '건방진 것들'이란 도발적인 표현이 문제였다

간호사 개인이 아니라 간호협회를 겨냥한 것이다. 직역 간에 이해 충돌이 많고 전공의들마저 사직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간호법을 환영한다는 보도자료를 법 제정 후 곧바로 내는 것은 경우가 없는 행동이다. 상대방을 일부러 자극하기 위한 액션이다. 간호법 제정 과정에서 서로 어떻게 일했는지 뻔히 아는 사이인데, 협회가 보란듯이 보도자료를 낸 것을 보고 무척 불쾌하고 화가 났다. 그 심경을 고스란히 담아 글을 썼다.


"의협 부회장 직(職) 내려놓을 각오로 비판한 것"

"시간 되돌려도 똑같이 발언하고 욕을 먹더라도 할 말은 하고 싶어 글을 썼다"

"간호법 재논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조건에 둬야"


Q. 의료계 내부에서도 정무적인 감각이 없는게 아니냐는 등 비판이 나왔다

알고 있다. 의료계 내에서 거친 발언으로 왜 의사들을 망신시키느냐고, 의사협회 부회장으로서 점잖게 발언해야 한다는 등 비판이 있었다. 기존 의사뿐만 아니라 전공의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똑같이 발언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무시를 당하고 가만히 있으면 호구가 될 뿐이다. 욕을 먹더라도 할 말은 하고 싶어 글을 썼다. 


Q. 현 집행부와 대화를 나눴는지

임현택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저는 사실 의협 내부에서 강경한 발언을 막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 성격상 센 발언을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그러나 이번 일에 대해 집행부 내부에선 이해해줬다. 회원들이 문제를 삼는다면 부회장을 사퇴할 각오도 했다. 


Q. 간호법은 제정돼 이제 돌이킬 수 없다

여야 모두 그렇게 말하고 있다. 본회를 통과해 공포가 된 법은 그 다음에 잊혀진다. 간호법은 의대 증원 문제에 이미 파묻혀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이 다시 병원으로 되돌아올 수 없게 대못을 박은 간호법을 이대로 둘 수 없다. 욕을 먹더라도 간호법이 잊혀지지 않게, 계속 리마인드되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다. 


Q. 간호법 관련 대응 방안이 있는지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 단,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의료계가 만약 여야의정협의체에 들어간다면 간호법을 재논의하는 것도 조건으로 내걸어야 한다고 본다. 문제가 불보듯 뻔히 예상되는 일을 방관할 수 없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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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9.30 20:47
    니들이 파업을 처 안했으면 간호법 통과될 일도 없었는데 지들이 파업 처한건 생각도 안하고 ㅅㅂ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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