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의료취약지 접근성 강화와 중소병원 구인난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운 ‘특수의료장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두고 의료현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기공명영상(MRI) 장비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근무 기준을 기존 ‘전속’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과 동일한 ‘주 1일(8시간) 비전속’으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영상의학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승은 영상의학회 이사장(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개정안에 대해 “고가 영상검사 질(質) 저하와 환자 안전 위협은 물론 미래 전공의 수급까지 붕괴시킬 수 있는 섣부른 정책”이라며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학회는 의료취약지 중심 단계적 적용 및 최소 주 2~3일 상향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편집자주]
“MRI 복잡하고 매우 섬세한 장비, 주 1일 방문으로 품질관리 불가”
정승은 이사장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영상 품질의 급격한 저하다. MRI가 엑스레이나 CT와는 궤를 달리하는 고난도 장비기 때문이다. 단순히 고가 장비를 들여놓고 촬영 버튼만 누른다고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정승은 이사장은 “환자 상태와 질환에 따라 검사 프로토콜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해야 하고, 방사선사에 대한 세밀한 지도와 판독 정확성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며 “근무 기준을 주 1일 방문 체계로 확 풀어버리면 전문의 1명이 여러 병원 장비를 형식적으로만 관리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상 국가 차원에서 고난도 장비의 품질 관리를 포기하겠다는 시그널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정 이사장에 따르면 지속적인 장비 성능 모니터링이 부재하면 환자를 검사한 영상 질(質)은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화질이 떨어지는 영상으로 외부 판독을 맡기면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지고, 이는 결국 불필요한 재검사 증가와 환자 피해, 나아가 건강보험 재정 누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공지능(AI) 진단 보조 기술을 통한 전문의 공백 대체 가능성도 선을 그었다.
정 이사장은 “AI가 발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불완전하며, 최종 판단과 AI 오류를 잡아내고 장비의 세밀한 세팅을 조정하는 것은 고도로 훈련된 전문의 몫”이라며 “기술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법과 제도가 먼저 빗장을 풀어버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 사전 교감 없이 ‘기습 발표’… 전공의 수급 붕괴 ‘뇌관’ 우려
학회는 이번 개정안의 추진 과정과 급진성에도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학회 역시 지방이나 의료취약지 구인난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2021년 공동활용병상제 폐지 논의 때부터 보건복지부와 취약지 중심 단계적 기준 완화 방안을 꾸준히 논의해 왔다. 하지만 입법예고된 개정안은 당초 논의와 달리 수도권을 포함한 전면적인 기준 완화를 담고 있었다.
그는 “입법예고 전주에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진행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전면적으로 제도를 풀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얽혀있는 특수의료장비 시설 기준 개편은 뒤로 미룬 채 인력 기준만 한 번에 무너뜨린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전속 제도의 급격한 완하가 초래할 ‘미래 후속 세대 이탈’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특수의료장비 인력 기준 완화 정책이 시행됐을 당시 영상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40% 이하로 곤두박질친 뼈아픈 선례가 있다.
그는 “이번 발표 이후 현재 수련 중인 전공의들 사이에서도 고용 불안 등으로 인해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과거 비뇨의학과나 소아청소년과가 겪었던 전공의 기피 현상을 영상의학과도 답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전속 최소 주 2~3일 상향하고 의료취약지 중심 단계적 적용 필요”
영상의학회는 의료 접근성 개선이라는 정부 정책 취지를 살리면서도 영상진단 의료 질(質)을 유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비전속 체계를 도입하더라도 그 기준을 주 1일(8시간)이 아닌 ‘최소 주 2~3일, 16~24시간 이상’으로 합리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수도권을 포함한 전면 시행이 아닌 ‘의료취약지 및 비수도권 중심 단계적 적용’이 이뤄져야 정부 지역·필수의료 강화 정책과도 일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단기간 내 무분별한 MRI 장비 설치와 과잉 검사를 막기 위해 인력 기준 개편은 반드시 ‘시설 기준(공동활용병상제 등) 개편과 연계’해 유예 기간을 두고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품질 관리에 따른 수가 차등 보상(인센티브)’ 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정 이사장은 “단순히 장비의 ‘연식’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되며 종사자들 품질관리 교육 이수 여부, 임상 영상 평가 화질 점수 등 다각적인 기준을 수가에 반영해 현장에서 질 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 확실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국민 보건과 환자 안전 확보가 최우선 전제가 돼야 한다”며 “전문인력 수급 안정성과 진료 품질 유지를 위해 제도 설계 과정에서 보다 세밀하고 균형 있는 접근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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