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다국적 인체 임상시험 결과, 중증 환자 중 68%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렘데시비르는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지난 2013~2016년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에볼라 출혈열의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코로나19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시나이산 의대 조나단 그레이 교수 연구진은 지난 11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코로나19 중증환자에서의 렘데시비르의 임상 시 결과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 1월 25일부터 3월 7일까지 입원 치료 중인 코로나19 중증 환자 53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는 미국인 22명, 유럽·캐나다인 22명, 일본인 9명이었다.
이 중 30명(57%)은 투약 당시 자발적인 호흡이 어려워 기계호흡에 의지했으며, 4명(8%)은 체외막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의료진은 이들 환자에게 총 10일간 정맥주사로 첫날은 200㎎, 나머지 9일 동안은 매일 100mg의 렘데시비르를 투여했다.
투여 결과, 총 36명(68%)의 환자가 호흡곤란 증상 등이 개선되며 임상 성과를 보였다. 평균 18일의 추적 관찰 기간에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한 환자는 25명(47%)이었다.
다만 7명(13%)은 시험 도중 사망했고, 32명(60%)은 간 독성, 설사, 발진, 신장 손상, 저혈압 등의 부작용을 보였다. 부작용으로 4명(8%)은 임상시험 도중 치료를 중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규모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짧은기간 추적 관찰했기 때문에 결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학전문 사이트 메드스케이프(Medscape)는 짧은 추적 기간과 환자들이 받은 다른 치료, 치료 전후 바이러스 양 등에 관한 데이터 부재를 꼽으며 연구의 한계를 비판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일부 환자의 경우 회복에 병용 약물이나 인공호흡 치료의 변화, 의료기관별 치료 프로토콜 차이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렘데시비르 투여가 임상적 이점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를 도출했다”라고 말했다.
국내 대한감염학회 등은 ‘코로나19 약물 치료에 관한 전문가 권고안’을 통해 첫날에 200mg, 그 다음날부터 100mg 용량의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현재 경북대병원과 서울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등이 렘데시비르의 코로나 치료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3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지난 2월 6일 코로나 19 감염환자 761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에 대한 임상시험을 통해 확진자에 투여를 시작했으며 4월27일에 최종적인 시험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길리어드사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금년 내 생산량을 100만 회 투약 가능 분량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