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協 회장이 제시한 '수련제도 개선안'
'현행 신임평가시스템 독립·국가 지원 확대 필요'
2012.05.01 20:00 댓글쓰기

전공의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 수없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수련제도 개선을 위한 선행 조건을 제시했다.

 

최근 대전협 김일호 회장은 ‘의료정책포럼’을 통해 현 전공의 수련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밝혔다.

 

먼저 김 회장은 "전공의가 ‘노동자’와 ‘피교육자’라는 이중적 지위로 인해 다중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로서 전공의는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를 하는 등 과중한 업무로 고통받고 있으며 피교육자로서 전공의 또한 학습에 필요한 기본적 술기뿐 아니라 간단한 술기조차 접하지 못한 채 수련을 마치는 실정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앞서 밝혀진 광주 남광수련 병원의 실태 사례를 통해 그 원인을 병협에 위임된 신임평가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전공의 T.O 등을 배정하는 신임평가기구가 병협에 소속돼 많은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임평가시스템의 독립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수련의 질을 관리·감찰할 역량이 있는 기구가 병협에 속해 있어 신임평가 항목이 느슨함은 물론 전공의 수련 중 문제가 있을 때에도 이를 처벌할 조항이 약하거나 전무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신임평가위원회를 병협과 독립시키고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병협·대전협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신임평가시스템을 위임해야 한다”며 “전공의 수련평가 기준도 실제 전공의 교육부분이 강화될 수 있도록 재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노동조합 활성화 절실"

 

더불어 그는 ‘전공의 노동조합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병상수와 특수·고가 의료장비는 OECD 평균보다 월등히 많은 반면 의료인력 숫자는 훨씬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즉, 부족한 인력으로 전공의 노동량은 과중해지고 지친 전공의들의 진료는 질로 연결돼 환자 또한 의료서비스에 불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전공의 근무시간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타협할 수 있는 노동조합 단체의 적극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공의만의 힘으로만 활성화하기엔 장애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노조만 발족됐을 뿐 활성화는 되지 않았다”며 “상하관계가 확실한 의사 사회에서 전공의 노조가 활성화되려면 의협·의학회가 필요성에 대한 교감을 가지고 대대적 지원을 행할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보조 확대’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비인기과에 대해 국가 보조금이 지급되기 시작했지만 그 범위가 비인기과에 한정됐고 예산문제로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11~12월분이 예산 부족으로 지급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형적 모양만 개선할 것이 아니라 내부적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올바른 의료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제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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