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 일명 ‘호스피탈리스트’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인난이 가장 큰 문제로 당초 예상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문기자협의회 취재결과 11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순천향천안병원, 서울대병원, 인하대병원 등 5개 병원에서 11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 중이다.
이번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에 참여키로 한 병원이 31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참여율이 16.12%에 불과한 실정이다.
더욱이 시범사업 기관의 전담전문의 배치기준이 1개 병동(45병상 내외) 당 2~5명으로, 최소 60명 이상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병원들이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기적으로 임상강사(펠로우) 모집기간과 중첩될뿐만 아니라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새로운 직종의 신분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면서 지원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시범사업 주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입원료 가산을 통한 입원전담전문의 인건비를 지원키로 했지만 지원자들의 마음까지는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31개 기관 모두 전담인력 채용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야 하지만 현재 추세로는 장담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복지부는 입원전담전문의제도에 대한 정책적 의지를 확고히 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설득을 통해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스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9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입원전담전문의는 꼭 필요한 사업이고 정부 의지도 확실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1년 간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본사업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라며 “적어도 정책의 사생아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분보장, 근무조건 등 일선 의료기관들의 의지도 중요한 만큼 보다 많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병원장 설득 노력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실제 복지부는 오는 11월15일 시범사업에 참여키로 한 31개 기관의 병원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란 과장은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본사업 전환이 용이하다”며 “병원들이 지원동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스란 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모집률 제고를 위한 복안은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가다. 다만 시범사업인 만큼 한계는 있다. 현재 의료 질 평가 지원금 분야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필요성이 인정되면 본사업에서는 현실적인 지원책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 시범사업 참여가 계속 미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시기적으로 임상강사 모집기간과 겹쳤다. 전공의특별법 시행, 내과 수련기간 단축 등 여러 환경을 감안하면 입원전담전문의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앞으로 발전해야 할 제도인 만큼 병원 입장에서도 선점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
- 홍보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인정하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병원별 채용정보를 취합해 각 학회와 유관단체에 제공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예비 지원자들에게 정책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부분이 중요하다.
- 신분보장 여부에 민감하지 않나
물론이다. 새로운 직종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도화로 갈 수 밖에 없는 직종이다. 신분보장은 일선 병원들 몫이다. 정부가 개입할 수 없지만 독려는 가능하다. 교원자격 부여 등은 해당 기관의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