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더 이상 일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휴진은 항의 도구가 아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전이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주 1회 휴진 등 진료 축소 결정 배경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전의비)는 최근 총회를 열고 의대 교수들의 근무를 주당 60시간 이내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을 포함 외래 진료와 수술‧검사 일정 조정, 경증환자 회송을 통한 적정 환자 수 유지 등을 시행한다.
"내년까지 등 초장기화 사태 버틸려면 주 60시간 근무 유지 절실"
최창민 위원장은 "집계를 해보니 교수들이 하루 평균 12시간은 일하더라. 주 5일 근무로 생각해 60시간으로 정했다. 당직 뒤 하루는 반드시 쉬어야 하기 때문에 주 1회 휴진을 포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의 이 같은 결정은 현 의료공백 사태의 초장기화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부연했다.
그는 "교수들이 6개월, 최대 내년까지 버텨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수들이 더 이상 희생만 하고 있을 수는 없고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이 정도 근무시간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이 교수들에게 당직 다음 날에도 근무를 강요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교수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전의비가 근무시간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휴진 등 진료 축소가 항의 표시로 비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감을 표했다.
그는 "교수들 휴진이나 진료 조정을 현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항의 표시로 매도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진료 유지를 위한 교수들의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력적‧정신적 한계 직면한 교수들 사직 확산 추세"
교수들의 체력적‧정신적 한계가 종국에는 병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최창민 위원장은 "정부가 계속 밀어붙일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정원이 완전히 발표되지 않았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교수들도 생각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교수들이 지금도 조금씩 병원을 나가고 있다"며 "나가는 분들이 굳이 나간다고 말하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각 대학이 자율로 의대 정원을 확정하게 하는 등 소위 '양보안'을 내놨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게 어떻게 양보안인가"라고 반문하며 "올해 증원을 멈추고 협의해서 정한다고 하면 그게 양보 아니냐. 헌데 그게 아니고 대학별로 자율 선발하라는 건 '우리는 할 것 할 테니 일단 들어오라'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수들이 들어오라고 한다고 해서 전공의들이 들어올 것도 아니고, 전공의와 학생들은 이미 정원이 늘면 안 하겠다고 하는데 그걸 계속 양보라고 얘기하면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