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확고한 제자들에 힘 실어주는 의대 교수들
정부 업무개시명령·국시 진행 등 강경 대응에도 전공의·의대생들 의연
2020.08.28 07: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십수년 전 내가 4학년 담임을 보던 시절이다. 갖은 회유와 협박 아닌 협박에도 끝까지 말을 듣지 않던 학생이 한 명 있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전부 그렇다고 보면 된다.”
 
60세가 넘은 한 대학병원의 노(老)교수는 새삼스레 과거의 일을 상기했다. 분명 말 안 듣는 제자들 이야기임에도 그의 말에서는 왠지 모를 애정이 묻어났다.
 
의료계 젊은 피들의 기세가 무섭다.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고 국시를 강행하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이들은 정책 철회·전면 재논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물러서지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옳은 가치를 지키겠다며 소위 ‘말 안 듣는’ 제자들의 기세에 교수들도 짐짓 놀란 모습이다. 이제는 교수들도 제자들을 말리는 대신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 사직서 작성하는 젊은의사·국시거부 의지 확고 의대생
 
27일 기준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들의 사직서 작성률은 97%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도 이르면 오늘 중으로 사직서 취합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전원은 사직서를 제출했고, 서울아산병원 전임의 10여 명도 같은 선택을 했다. 당장 오늘부터 나머지 병원들에서도 전공의, 전임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줄을 이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6일 정부가 파업에 들어간 수도권 전공의·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지만 젊은 의사들의 투쟁 열기는 되레 고조되고 있다.
 
실제 27일 대전협에 따르면 자체 설문에 응답한 전공의 1만2000명 중 1만1890명(99.8%)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박지현 회장을 비롯한 319명의 전공의에게는 업무개시 명령이 내려진 상황이지만 대오는 쉽게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
 
학생들도 국시거부는 ‘자유의지’에 따른 결정이라며 이를 말려보려 했던 교수들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9월1일부터 시작되는 실기시험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작 당사자인 의대생들보다 교수들이 더 애가 타는 모습이다.
 
국시원은 단체로 접수된 국시 취소 신청에 대해 본인 확인을 위해 일일이 연락을 돌리고 있지만, 의대생들은 해당 전화번호를 내부에 공유하고 전화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확고한 국시 거부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 만류 대신 제자들 힘 실어주는 교수들
 
이 같은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의 움직임에 A 의과대학 교수는 “(정부가 의협에게 제안했던 안에 대해) 대전협에서 그 정도로 반대표가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 우리 세대에서는 정부가 많이 물러났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요즘 세대들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B 의과대학 학장은 “국시 응시를 설득하려고 해도 학생들은 그냥 1년 쉬어버리겠다는 입장”이라며 예전과 다른 ‘요즘 세대’들의 행보에 혀를 내둘렀다.
 
완고한 제자들의 입장에 결국 교수들은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적당히 얻을 것을 얻고 돌아오라고 말리는 대신 제자들이 주장하는 ‘정책 철회’, ‘전면 재논의’에 힘을 싣기로 한 것이다. 
 
실제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상대로 강경 대응에 나서자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은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을 비판하고 전면 재논의를 주장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제자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시 교수들이 나서겠다는 경고도 함께였다.
 
실제 한 대학병원 교수는 과 전공의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제자들에게 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보일 시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교수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전진하기 바란다”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해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보이면 교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나도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 마음을 굳게 먹고 이 나라의 의료 환경을, 미래를 개선하기 위해, 환자를 최선을 다해 도와줄 수 있기 위해 함께 바꿔 나가자. 끝까지 힘내자. 응원한다”라고 제자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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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참나 08.28 08:30
    환자들을 부탁한다고요? 그럼 지금 당장 복귀하셔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이행하세요!!!! 지금 의료기관에서 사경을 해메고 있는 중환자 및 응급환자와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어 눈물만 흘리고 있는 보호자는요? 그 분들 생각은 조금이라도 하시나요?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권면해야 할 의대 교수님들이 오히려 등 떠밀고 있으니.. 참나..
  • 08.30 12:13
    ㅉㅉ 개소리한다
  • 08.28 18:36
    잘났네잘났어.그래서환자외면합니까?당신들은직무유기입니다
  • 08.28 16:24
    무식한것도 죄입니다222 공공의료 좋아하시면 님은 죽을병 걸려도 공공의료 의사에게 수술받고 대학병원 근처도 오지마십시요 지금 정신나간 쪽은 정부라구요!! 답답하다 정말 답답
  • 08.28 12:02
    무식한것도 죄입니다. 의무가 있으면 권리가 있습니다. 대우명제 또한 성립하죠. 아무런 권리가 없으면 의무또한 없습니다. 현재 의사는 아무런 권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의무도 없구요. 히포크라테스 선서? 개나 주세요. 우리나라는 헌법 15조에 따라 직업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입니다. 그 누구도 개인에게 부당한 강요를 할 권리가 없습니다. 당신은 어떤 의무를 수행하고 있나요? 국민은 납세의 의무를 가지는데 납세도 안하는 당신이 우리나라 국민마냥 떠들지 마세요. 그냥 중국으로 돌아가 공산당 지배 받으시죠.
  • 08.28 10:29
    정부보고 이야기 하세요 의사들이 만든 일이 아니잖아요
  • 엄마 08.28 07:57
    어떤의지인지는 대충은 알겠는데

    결연함도 알겠는데..왜 이렇게만..

    암 병동에서 백혈병아들 간병중인 지금..속만 탄다..화도 나고..

    아들을 위해 의사파업을 말리고 싶은데

    할수 있는게 없다

    병동의 아이들. 하루하루가 소중한데

    너무 불안하다
  • 08.28 18:42
    집단이기주의끝판왕이네요.모든걸떠나서왜의사직업을택했나요?당신들은환자들은눈에안보이나요?다른때도아닌코로나로중대위기인상황에서꼭이래야만합니까?
  • 08.28 16:25
    보건복지부 장관한테 정책 철회하라고 항의하세요 의사파업지지합니다
  • 08.28 12:08
    보건복지부에 항의전화하세요 환자 볼모로 잡지 말라고 그게 제일 빠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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