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비인기과 미달 폭발…전공의 출근 거부
조선대병원 사태서 재확인, '의료인력 충원 시도하지만 지원자 거의 없어'
2012.12.12 12:10 댓글쓰기

최근 불거진 조선대병원 전공의들의 사표 제출 및 진료거부 사태는 매년 반복, 심화된 지방병원과 비인기과의 기피 상황이 복합 작용하고 더불어 누적되면서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매년 4년차 전공의들이 떠나면 이를 충원해줄 인력이 들어와야 하는데 지원 미달로 남아 있는 전공의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이 같은 과중한 업무를 견디다 못해 중도에 그만두거나 하면 극소수 남은 전공의는 더욱 더 많은 업무에 짓눌리게 되는 전형적인 시나리오다.

 

사실 병원계에서는 중노동을 넘어선 과중한 업무로 전공의 개인 사보타지 및 집단 의국 이탈 등의 사례가 종종 회자되곤 한다. 

 

산부인과 전공의들 사표 및 비뇨기과 전공의들의 출근 거부 사태가 벌어진 조선대병원은 이러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촉발된 결정판인 셈이다.

 

병원 비뇨기과 경우 2, 3,4 년차 전공의 각 2명씩 총 6명이 있었다. 1년차는 지난해 지원자가 없어 충원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4년차 2명이 전문의 시험준비를 위해 업무에서 제외되고 올해도 1년차 전공의를 받지 못했다.

 

현 2, 3년차가 모든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출산 휴가 등으로 전공의 1명이 더 빠지자 남은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를 견디다 못해 근무 및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출근을 거부한 것이다.

 

병원도 나름 이런 고질적인 상황을 인지, 의료진 충원에 애를 썼지만 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애간장을 태웠다는 후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의사인력을 대체할 수가 없어 전문간호사라도 뽑아서 대체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진료인력 추가 및 당직비 인상 등 요구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각각 시간과 형평성 문제로 당장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기 전공의 모집에서 수년째 미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인력을 구하기는 더욱 어렵다. 병원 측은 고육지책으로 전문간호사를 고용하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상황 인식은 다르다. 전공의가 빠졌다고 해서 남은 전공의 업무가 늘어난다면 전공의 본연의 수련생이 아닌 노동자로서 위치만 강조해 빚어진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선한수 정책이사는 “전공의가 빠져서 남은 전공의 업무가 가중되는 상황은 표면적인 현상이고 내부에는 전공의를 값싼 노동자로 보는 인식이 숨어 있다”며 “전공의가 줄어들더라도 수련에 지장이 없도록 병원이 인력보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병원에 지원자가 적은 것에 대해서는 “현재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 전문의들이 전문 과목 대신 피부ㆍ성형 등 다른 진료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병원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산부인과 등 비인기과 수가인상이 도움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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