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해 대리수술 파동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수도권 H대병원이 공개적으로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PA간호사란 의사 진료 및 치료·수술 시 의료행위를 보조하는 인력을 뜻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해당 직역은 존재하지 않는 ‘불법’이다.

 

물론 빅5 등의 병원에서도 암암리에 PA 간호사제도가 운용되고 있지만 지난해 대한병원의사협회(이하 병의협)가 대학병원 교수를 고발하고, 최근 대한외과학회도 PA 직무범위와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7일 H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 3월29일부터 오늘(4월8일)까지 흉부외과 PA간호사를 모집하고 있다. 모집인원은 ○명이고, 응시자격은 간호사 면허증 소지자·임상경력 1년 이상의 간호사 우대·흉부외과 PA간호사 경력자 우대·중환자실 임상 경력자 우대 등이다.

 

문제는 대리수술 파동이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법 의료인력으로 분류되는 PA간호사를 명시하고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국감 이후 국립대병원들이 PA제도를 전담간호사제·진료지원간호사 신설 등으로 바꿔 추진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실제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경상대병원 등은 PA제도를 ‘전담간호사 제도’로 개편하고 있고, 강원대병원은 ‘진료지원간호사’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대리수술 파동으로 의료기관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PA간호사를 대놓고 채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비판에도 자유롭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H대병원 측은 행정상 오기(誤記)이고, 지난해 PA간호사로 논란이 된 모 국립대병원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H대병원 흉부외과 관계자는 “PA간호사라고 채용공고를 낸 것은 잘못이고, 전문간호사로 해야 한다”면서도 “전공의 주 80시간 등으로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고, PA가 법으로도 명확히 규정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모 국립대병원에서 PA관련 문제가 있었는데, 이 부분의 결과를 우리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고, 채용될 간호사의 업무범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긋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데일리메디 취재가 시작되자 H대병원 채용 홈페이지 채용표기는 ‘PA간호사 채용’에서 ‘흉부외과 전담간호사 채용’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