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비대면 진료…보건복지부 "제도화 시급"
"대면진료 보완책이고 의원급 의료기관 한정 실시"…보건복지委 계류 '2건' 촉각
2022.07.04 05:57 댓글쓰기



비대면 진료를 둘러싼 의료계와 산업계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지난 의정합의를 존중하겠다는 뜻도 함께 나타냈으나, 의료계 내부에서 관련 논의는 총의를 확인 중인 수준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두 건’ 계류돼 있는데, 비대면 진료 책임 소재·허용 범위 등 의료계 요구를 적절하게 담아내기 위해서라도 단일안 마련 필요성이 크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가 대면 진료 보완책이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시행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의료계 주장에 공감했다.


2일 부산 소재 호메르스호텔에서 열린 ‘재택치료와 원격의료 시행에 대한 고찰’ 간담회에서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과장은 이 같이 밝혔다.


우선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가 다양한 분야에서 폭 넓게 허용되면서, 제도화가 늦춰질 경우 의료계의 생각과 다르게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2020년 의정합의에 따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했으나, 비대면 진료 제도화 시계가 빨라졌다는 점에서 의료계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고 과장은 “비대면 진료를 폭 넓게 허용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도 ‘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빨리 제도화하지 않으면 의사회 생각과 다르게 흐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회 보건복지위에 계류 중인 비대면 진료 관련 ‘두 건’의 법안에 관심이 쏠리는데, 보건복지부는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최 의원안은 도서 산간, 만정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는 비대면 진료 개념 정의·대면 진료 원칙, 병원급을 제외한 의원급 의료기관, 대면진료와 같은 책임을 부여하되 면책사항 마련, 신고한 의료기관에 한해 비대면 진료 가능, 비대면 진료 전용 의료기관 금지 등이 담겨 있다.


고 과장은 “기본 원칙은 대면 진료이고, 이게 어려울 경우 비대면 진료를 하자는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는) 대면 진료의 보완책, 의원 의료기관 참여 등이 원칙”이라고 분명히 했다.


‘내재된 갈등’ 의협 vs 병협, 보건복지부도 “쏠림 현상 우려”


한편, 비대면 진료 제도화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료계 양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간 내재된 갈등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9일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초진환자가 아닌 재진환자, 반복처방이나 검사결과 상담 등 환자에게 비대면 진료를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가 뭇매를 맞았는데, 이 같은 해프닝은 내재된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많다.


비대면 처방을 둘러싼 대한약사회의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한해 비대면 진료를 시행할 방침이나, 병협도 대놓고 말하지는 못 해도 이에 대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개원가에서는 비대면 진료를 일차 의료기관 위주로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병협도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고 과장도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면서 의약품 오남용,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 등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병협도 대형병원 스마트 과정에서 이런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료만 비대면으로 하고, 약품은 대면으로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전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의사회, 약사회 등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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