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자-공급자 수가협상단이 첫 만남을 가졌다.
다음주부터 시작될 1차 협상을 앞두고 서로의 상황을 편하게 주고받는 자리로 상견례가 진행된 것이다. 이번 상견례는 지난 11일 단체장들과의 상견계와 달리 실무자들의 미팅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상했던 대로 공급자들은 ‘적정수가’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스마트워크센터(영등포남부지사)에서는 대한의사협회를 제외한 모든 공급자단체 수가협상단과 보험자 수가협상단(강청희 급여상임이사, 현재룡 급여보장본부장, 고영 급여보장실장, 윤형종 수가급여부장)은 오후 1시30분부터 한시간 간격으로 릴레이 상견계를 진행했다.
이날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은 단장인 박용주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민응기 부회장, 서진수 보험위원장, 김상일 보험부위원장이 모두 참석했고, 건보공단 측에 적정수가 확보를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용주 단장은 “저수가 체계 내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공단도 잘 알고 있다. 적정수가가 필요하다는 것은 정부도 인정한다. 문재인 케어 시행과 함께 적정수가를 받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마진율 균등론 등 기존과 달라진 적정수가 개념에 대해서는 “정부나 공급자나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실질적으로 병원경영이 될 수 있도록 적정수가를 확보하는 것이 병협이 원하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릴레이 상견례가 진행되면서 가장 강력한 발언을 쏟아낸 곳은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김경호 단장, 이진호 부회장, 이은경 보험이사, 손정원 보험이사)이었다.
한의협 김경호 단장은 “의과 중심의 건강보험체계, 의과 중심의 문재인 케어로 인해 한의계는 소외받고 있다. 무엇보다 적정수가를 기반으로 전면 급여화에 진입하고 싶다. 얼마 전 의협은 30%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우리는 31% 인상을 요구한다”며 선언적 발언도 내놓았다.
대한조산협회 수가협상단도 의과 중심의 수가체계에서 벗어나 조산사들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옥기 수가협상단장은 “강아지 새끼를 받는 것보다 낮은 수가체계에서 조산사들이 일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문재인 케어보다도 더 중요한 국정과제라고 하면서 여전히 적정수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수차례 협상에 임했던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박인춘 단장, 이모세‧조양연‧이용화 보험위원장)은 “직역간 갈등보다는 전체적 파이를 늘리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약국가의 적정수가는 경영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치를 뜻한다”고 말했다.
약사회와 마찬가지로 베테랑들이 모인 대한치과의사협회 수가협상단(마경화 단장, 김수진 보험이사, 최대영 서울지부 부회장, 김영훈 경기지부 부회장)은 “최근 적정수가 개념이 마진율 균등이라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 같은데, 이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회원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폭 인상이 필요한데, 재정 여건 상 그 수준을 맞출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1차 협상 일정은 ▲한의협 21일 오전 11시 ▲약사회 21일 오후 3시 ▲병협 21일 오후 5시 ▲치협 24일 5시로 정해졌다. 장소는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로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