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정부와의 협상 결렬로 오는 8월26일~28일 예정된 의료계 2차 총파업의 기세가 보다 매서워질 전망이다.
가장 많은 의사 직역인 봉직 의사들까지 힘을 보태는데다 펠로우(전임의)까지 24일부터 순차적으로 파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은 오늘(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2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방안 등을 주요 의료정책으로 추진 중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를 ‘4대악 의료정책’으로 규정,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19일 복지부와 2시간 동안 협상을 벌인 의협은 “양측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며 회동 직후 결렬을 공식화했다.
성과를 얻지 못한 의협은 예정대로 오는 26일부터 72시간동안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의협으로선 1차 파업보다 많은 이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14일 의협을 중심으로 의료계는 전국 의사 총파업을 단행, 서울을 비롯한 6개 지역에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궐기대회'를 벌인 바 있다.
이날 사전 휴진 신고 의원은 전국 3만3836곳 중 1만1025곳으로 휴진율은 32.6%다. 전국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은 평소와 다름없이 운영됐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봉직의사들의 협의체인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대정부 투쟁 전면에 나서게 되면서 의료계 집단행동이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병의협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의 와중에 봉직의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대학병원, 대형의료기관 등 병원에 근무하는 봉직의사는 의사직역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게다가 전국 의료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전임의들도 최근 ‘대한전임의협의회’를 결성, 파업에 동참키로 했다.
이들은 24일부터 순차적으로 단체행동을 시작해 26일 전국 모든 병원에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26일부터 72시간 파업을 예고한 의협 주도 의료계 총파업에도 동참하게 된다.
이보다 앞서 대한전공의협의회 21일부터 3차 단체행동을 돌입, 무기한 업무중단은 물론 시험거부와 사직서 작성까지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21일 오전 7시에 인턴과 4년차 전공의가 업무 중단하는 것을 시작으로 22일 3년차 전공의, 23일 1‧2년차 전공의가 순차적으로 업무중단을 이어간다.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 봉직의까지 파업을 선언하면서 당장 진료현장의 대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전례없는 의료공백과 위중 환자를 담당하는 대형병원 업무 마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 두 차례 전공의 파업의 경우 비교적 환자가 적은 금요일 단발성으로 이뤄진데다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교수와 전임의들이 있어 여파는 그리 크지 않았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박능후 복지부장관을 만난 대학병원장들은 “대통령에게 독대를 청해 현재의 보건의료계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달라”, “사태가 심각하다. 복지부가 달라진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국립대학병원협회·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20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와 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의대생들에게 각자의 입장에서 한 발 양보하고 자제를 해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