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대통령 시대 첫 '여성 주치의' 나올까
2013.02.11 12:15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첫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아 첫 여성 주치의가 탄생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5일 취임 전까지 대통령 주치의를 임명할 예정인 가운데 자신의 건강을 가까이에서 돌보는 주치의에 처음으로 여성을 기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박 당선인 주변과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차관급 상당의 예우를 받는 주치의는 대통령의 휴가와 해외순방, 지방방문 등 모든 일정에 동행하는 만큼 여성 주치의를 두는 것이 여성대통령에게 상당한 장점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최고 권위자'의 영예를 갖는 주치의는 청와대 비상근으로 대통령과 30분 이내 거리에 늘 대기하면서 주기적으로 청와대를 찾아 이곳에 상주하는 의무실 의료진 등과 협력해 대통령의 건강을 체크한다.

 

주치의는 통상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많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돈인 최윤식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건강 관련 음해성 루머에 대처했던 허갑범 전 연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에게 주치의를 맡겼다.

 

그동안 대통령 주치의는 모두 남성이었다. 주치의를 자문하는 30여명의 진료과목별 주치의 자문단에서도 여성이 포함된 적이 없었다.

 

주요 대학병원 의사 중에서 내과를 전공하고 주요 보직을 거치는 등 경험이 풍부한 여의사가 드물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성대통령이 배출된 만큼 비록 여성 주치의가 기용되지 않더라도 주치의가 선정하는 자문의단에는 처음으로 여성의사가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에서 거론되는 후보군으로는 서울대병원에서 유일한 여성 중견 내과 교수인 안규리(58ㆍ신장내과) 교수, 여성질환의 권위자인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임순(60) 교수, 국립암센터 이은숙(51) 박사 등이 있다.

 

역대 주치의 대부분은 서울대병원 출신이었으나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주치의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치의를 처음 임명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전ㆍ현직 대통령 7명의 역대 주치의들은 주로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출신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때 가톨릭의대 민병석 박사,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세브란스병원 허갑범 교수, 성애병원 장석일 의료원장 정도가 예외였다.

 

박 당선인은 지난 2006년 5월 '커터칼 테러' 사건을 겪으면서 얼굴 상처 봉합수술을 받은 인연을 계기로 신촌세브란스병원 출신을 기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해 온 대통령 한의(韓醫)주치의를 박 당선인이 이어갈지도 관심이다.

 

대통령실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은 의사 1명과 한의사 1명을 각각 주치의로 위촉할 수 있다.

 

2003년 노 전 대통령은 국내 첫 대통령 한방 주치의로 신현대 전 경희대 교수를 임명했으며, 이명박 대통령도 현 정부 들어 한방 주치의를 폐지했다가 2011년 4월 류봉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장을 뒤늦게 임명했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치의는 워낙 사적인 부분이어서 당선인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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