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현행 의료 수가책정은 문제 있다.”
26일 제67차 대한소아과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학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소아과 의료수가 책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매스컴의 사건사고를 통해 소아과 전문의 부족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지만 현실적인 수가가 뒷받침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한소아과학회 은백린 부이사장(고대구로병원장)은 “소아가 병원에 오면 어른에 비해 진료와 치료에 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예를 들어 MRI를 찍는다면 소아의 경우 그냥 찍을 수 없다. 진정전문간호사 등 필요한 인적 자원이 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소아의 경우 혼자 내원할 수 없고 최근에는 조부모까지 동반하는 경우도 허다해 보호자를 위한 인력도 추가로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병원에서 소아를 돌보기 위해서는 의료행위와 상담에 있어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소아 의료사고 시 법적인 의료인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백린 부이사장은 “의료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많은 경우 환자가 의료사고로 사망하는 경우 보다는 핸디캡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소아의 경우 남은 기대수명이 길다. 소아 치료에 있어 의료진이 갖게 되는 부담은 더욱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회 측은 의료장비에 대한 재정 소요도 수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배은정 학술이사(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는 “소아 의료행위에는 시간 및 노력과 함께 추가적인 비용이 든다”며 “2㎏ 아기에게 쓰는 의료장비와 10㎏ 아기에게 쓰는 의료장비는 제각기 구비해야 한다. 비용이 그만큼 많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 의료서비스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현실적인 수가나 의료환경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데 의사들이 갖고 있는 이상에 현실을 전혀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병원이 응급 소아환자를 대비하기 위한 국가적 재정 투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배은정 이사는 “소아 응급환자는 환자 수가 적다. 하지만 의료 기술과 의료진 수준은 높아야 한다”며 “소아 응급환자가 내원했을 때 병원은 준비가 돼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 미래를 위해 건강하게 아이들이 클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국가적 지원을 요구했다.
양세원 이사장(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상담료에 대한 인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수가 가산이 당장 이뤄지기 힘들다면 상담료부터 인정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양세원 이사장은 “소아환자의 경우 상담을 위한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상담료가 전혀 인정되지 않고 있다”며 “상담료 인정은 소아과 전문의들에게 중요한 추진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