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정부가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당분간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고령자가 아닌 만 65세 미만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브리핑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당초 1분기에 요양시설 노인·종사자 78만명을 접종하기로 했으나, 65세 이상 50만명이 대상에서 제외함에 따라 65세 미만 27만 2000명이 첫 대상자가 된다. 처음 사용하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이다.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유효성과 관련한 임상정보를 3월 말에 추가로 확인한 후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추진단은 "접종 목표를 달성하려면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논란은 국민과 의료인의 백신 수용성을 떨어뜨려 접종률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미국 임상시험 결과와 영국 등 기 접종 국가의 효과 정보 등을 확인하고 예방접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개별 협상을 통해 확보한 백신 물량 75만명분(150만 도스)을 이달 24∼28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경북 안동 공장에서 위탁 생산한 물량이다.
의사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백신 물량을 배송한 뒤 자체적으로 접종이 이뤄지고, 의사가 없는 곳에서는 보건소 방문팀이나 계약된 의사가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추진단은 "시군구별로 관내 접종 대상 기관별 일정을 조율하고 25일까지 공급할 예정"이라며 "1차 접종은 2∼3월, 2차 접종은 4∼5월 이내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월부터는 고위험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 코로나19 1차 대응 요원에 대해서도 접종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많이 찾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약사, 한의사 등 총 35만4000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된다.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접종 대상자 등록시스템에 사전 등록한 명단을 확인한 뒤, 이달 말까지 수정·보완할 방침이다. 지역 보건소가 3월 3일께 이를 승인·확정하면 8일부터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119 구급대, 역학조사 요원, 검역 요원, 검체 검사 및 이송 요원 등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1차 대응에 나서는 관계자 7만8000여명도 3월 중 접종을 진행한다. 2차 접종은 5월 중 시작된다.
이와 함께 중앙 및 권역예방접종센터에서는 화이자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정부는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로부터 화이자 백신 5만8500만명분(11만7000도스)을 이르면 이달 말, 또는 3월 초에 받을 계획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병전담병원, 거점전담병원, 중증환자치료병상 운영병원, 생활치료센터 등 총 208곳에서 일하는 의료진 약 5만5000명에게 화이자 백신을 투여한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내외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또 해동·희석한 이후의 유효기간이 다른 백신과 비교해 짧은 편이라 보관이나 유통 측면에서 '까다로운' 백신으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중부권(순천향대 천안병원)·호남권(조선대병원)·영남권(양산부산대병원) 등 권역별예방접종센터 등을 통해 백신을 공급할 방침이다.
화이자 백신은 센터에 직접 와서 접종하거나 의료기관별로 자체 접종할 수 있다. 다만, 코백스를 통해 받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시점은 명확하게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물량이 도입되면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대응 인력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되, 이후 권역예방접종센터, 각 치료병원 등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안전하고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접종순서에 해당하는 분들은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