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10년 간 의사 인력 총 4000명을 추가 양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의사제 특별전형' 등을 통해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한해 400명씩 늘리는 방식이다.
9일 발표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10년 간 ▲지역 중증·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3000명 ▲역학조사관·중증외상·소아외과 등 특수 분야 의사 500명 ▲기초과학 및 제약·바이오 등 응용 분야 연구인력 500명 등 총 4000명의 의사 인력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지역의사는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데 장학금 지급 조건으로 지역에서 일정기간 필수의료에 복무토록 하고, 의무복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장학금을 회수하고 의사면허는 취소 또는 중지하는 방식이다.
특수 전문과목 의사는 대학의 양성 프로그램을 심사한 후 정원을 배정하는데, 정부는 의대에 정원을 배정한 3년 이후부터 인력양성 실적을 평가하고 미흡하면 정원을 회수할 예정이다.
현재 연간 의대 정원은 3058명으로, 김영삼 정부 시절 정원 40명 규모의 의대 9개를 신설하면서 3253명으로 늘어났지만, 2000년 의약분업 반대 파업 과정에서 10% 감축된 후 15년간 동결된 상태다.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와 별개로 '공공의대' 설립 또한 추진한다.
우선 폐교된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정원 49명을 활용해 전북권에 1곳을 설립하고, 장기 군의관 위탁생 20명을 추가해 70명 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지역 신설은 별도로 검토하기로 했다.
의사인력 확대는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으로 국내 인구 1000명 당 활동의사는 2.4명으로 OECD 평균(3.4명)에 미치지 못하는 등 의사가 부족하다.
특히 이들 인력이 수도권과 종합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쏠려있어 지역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협의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달 중 의사 인력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은 대한의사협회나 전공의협회 등 의사단체의 반대가 커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 대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한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의료원, 보건소, 행정부처 조직에 의사가 부족한 것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해당 영역으로 의사를 유입할 정책적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7, 8년 후면 매년 3000명의 의사가 배출되고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구수가 감소해 OECD 평균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단위면적 당 의사 수가 결코 부족하지 않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고 수위의 투쟁으로 끝을 보겠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회장 역시 “수 많은 학생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의과대학 설립 기준을 무시하고 교육부에서 마음대로 의대 설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며 “의료진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에 존중과 배려를 찾아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염병 사태를 틈타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들의 얄팍한 단어 놀음과 상술에 넘어갈 시간과 여유가 없다”며 “의료가 정치적 수단이 돼서는 안 되고 잠시 불편한 소리를 듣는 것으로 국민과 의료를 지킬 수 있다면 더한 일도 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