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가 이어지면서 어깨나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실제 기온이 낮아지면 관절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는 관절액이 굳고 혈액순환에도 지장을 줘 어깨나 무릎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흔히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을 먼저 의심한다. 나이 오십 즈음에 나타난다는 오십견이 어깨 질환 중에서도 가장 익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의 상당수는 ‘회전근개 파열’ 환자다.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와 퇴행성 변화 등 노령층에서 많이 생기는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 30~40대 청장년층에서 어깨의 반복적인 사용이 많은 골프나 야구, 배드민턴 등으로 회전근개 파열이 늘고 있어 운동 전후 어깨관절의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손상의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
오십견과 증상 등에서 차이… 골프 등 주의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회전근개 중 일부분이 파열되거나 끊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 힘줄, 즉 극상근을 비롯해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을 일컫는다. 이들 4개 힘줄을 회전근으로 부르는 이유는 이들 근육이 팔을 안 또는 바깥으로,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회전근개는 4개 힘줄이 서로 균형을 이루며 팔뼈가 탈구되지 않도록 어깨관절을 유지하는 등 어깨의 운동이나 안정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머리 위로 올리거나 뒤로 하는 동작이 어렵게 된다.
흔히 오십견, 즉 유착성 관절낭염과 혼동하기도 하지만 증상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과 경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절낭이 좁아지면서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되고 어깨 전체가 굳어 강제로 팔을 들어 올려도 잘 올라가지 않는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스스로 팔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다른 사람이 도와주면 팔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러한 증상만으로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을 구분하는 것은 어려워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회전근개 파열 시 큰 문제는 유착성 관절낭염과 달리 자연 치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으로 단순히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속단하고 방치할 경우 파열 부위가 점점 커져 다른 힘줄까지 손상될 수 있다.
70대 60%, 회전근개 파열
치료는 운동, 약물, 물리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만약 혈당이 높고 만성질환 약 복용으로 스테로이드를 쓰기 어렵다면 관절 윤활과 움직임에 도움이 되는 히알루론산 주사를 사용한다.
힘줄 재생을 목적으로 콜라겐 주사를 쓰기도 하는데 힘줄 안쪽만 찢어진 경우 콜라겐 안착이 잘 되는 편이지만, 힘줄이 다 찢어지면 콜라겐 안착이 어려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수술은 비수술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시행한다. 대개 50% 미만의 부분파열은 수술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50% 이상 찢어지면 보존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놔두면 파열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파열을 봉합하는 수술을 한다.
수술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점액낭염, 활액막염 등을 제거하고, 힘줄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견봉 등 뼈의 일부를 제거하며 찢어진 힘줄을 봉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와 관련이 깊다. 70대 이상 10명 중 6명은 회전근개 파열 환자다. 수술은 나이, 육체적 활동 요구도, 동반 질환, 통증 등의 변수를 고려해 결정한다. 수술 처방을 받았다면 반드시 한 번쯤은 다른 의사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매일 3~4회 정도 어깨 스트레칭으로 어깨 건강을 지키고 힘줄 손상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또 흡연뿐 아니라 당뇨, 고혈압 등도 회전근개 파열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진 만큼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 또한 어깨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