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심장수술 증가→전문의 없는 한국'
김승진 의사회장·심성보 이사장 '흉부외과 의료전달체계 붕괴, 개선 시급'
2015.11.08 20:00 댓글쓰기

최근 대다수 진료과가 전공의 지원율 급감에 시달리고 있으나, 흉부외과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인력난’이 현실화돼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앞으로 10년 뒤 심장, 폐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진이 전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 8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는 서울성모병원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의사회 김승진 회장과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심성보 이사장[사진 오른쪽부터]은 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을 비판했다.

 

 

현재 국내에서 ‘흉부외과’로 활동하고 있는 개원가는 약 50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 구매 비용이 비싸고, 보조인력이 다수 필요함에 따라 대부분 수술이 대형병원 위주로 시행되고 있다.

 

더욱이 전공의 지원율이 감소하면서 흉부외과 간판을 내건 개원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심장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 소재 대형병원을 찾는 환자 쏠림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김승진 회장은 “예고된 재앙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근거 위주의 합리적인 수가 정책을 하지 않고 있다”며 “흉부외과 수술 대부분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개원가는 수술 등 전혀 없고 큰 병원서 떠맡다보면 부작용 양산"

 

심성보 이사장 역시 “1차 의료기관이 어느 정도 잘 운영돼야 올바른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될 수 있다”며 “대형병원이 국내 모든 흉부외과 수술을 담당하는 것은 무리”라고 동의했다.

 

OECD 발표 기준 우리나라 심장수술 비율은 인구 100만명 당 200명 수준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미래에는 심장수술 환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심성보 이사장은 “단기적, 장기적 처방을 모두 병행해야 한다”며 “흉부외과 전공의에게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한 적절한 보상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10년 뒤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승진 회장은 “솔직히 현재 흉부외과는 응급의학과보다 더욱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며 “진료과별로 ‘파이 싸움’을 펼치는 건강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보건의료 관련 다른 행정자금을 끌어와서라도 합리적인 수가 책정이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는 일차의료연구회를 발족시켜 ‘개원가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과, 재활의학과 등 흉부외과와 밀접한 진료과와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심성보 이사장은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환자를 먼저 진단하는 내과에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심장, 폐 수술 전문가인 흉부외과 주도로 전체적인 수술 방향성을 기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김승진 회장은 “심장재활이 또 다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며 “재활의학과와 합리적인 치료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협진 시스템을 구축하길 희망한다. 또한 전공의 지원율 급감 현상 해소를 위해 외과와 통합 수련하는 방안을 향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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