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단 한명도 지원안한 서울아산 흉부외과
김동관 과장 '휴가 등 복지 많은 노력 기울였는데' 한숨…'수술 축소 불가피'
2015.12.06 20:00 댓글쓰기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 보인다. 흉부외과 위기가 긴 터널을 빠져 나오기는커녕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까지 막다른 골목에 직면하게 될 정도로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지난 12월 2일 전국 수련병원에서 진료 일선에 나서게 될 2016년 전기 레지던트 모집이 마감됐다.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지방 상당 수 수련병원에서 ‘0’의 행렬을 이어갈 정도로 흉부외과 전공의 부족 사태가 발생하는 와중에도 명맥을 유지해왔던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에 이번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에 비상이 걸렸다.


흉부외과 김동관 과장[사진]은 지난 4일 데일리메디와 만나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은 국회에서 ‘전공의특별법’이 통과된,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김 과장은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에도 지원자가 고작 1명이었다. 반신반의했지만 서울아산병원 역시 뚜껑을 열고 나니 지원자가 없었다”며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해야할지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수년째 9대 암 수술과 주요 장기이식 수술, 심장질환을 비롯한 30대질환 수술건수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연간 6만 여 건의 고난도 수술과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흉부외과 등 고난도 수술건수와 성공률은 세계 유수의 병원들과 견주어도 대등한 수준. 하지만 이 같은 화려한 성적과는 달리 내면에 감춰진 흉부외과의 대조적인 아픔이다.


김 과장은 “전공의 교육은 물론, 휴가 등 복지 차원에서도 그 동안 노력을 기울였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이 같이 돌아와 참담하다”며 “실질적으로 업무 과중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실제 월 초 휴가 스케줄을 정할 때면 특별한 변동 사항이 없는 한 휴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3년차부터는 해외학술대회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지만 이 모두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은퇴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더 많아질 상황 현실화-PA 추가채용 고민"

 

김 과장은 “안타까운 것은 이제 앞으로 은퇴할 의사들이 배출되는 흉부외과 전문의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대목”이라며 “특히 서울아산, 삼성서울과 같은 대학병원에서는 분명히 공백이 생길 것이다. 연쇄작용으로 정상적인 진료 및 수술이 이뤄질까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정부 정책에 당연히 비판의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 과장은 “이율배반적인 정책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공의 부재로 생겨나는 공백에 대한 대책은 과연 있느냐. 힘들고 어려운 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은 하지 않고 정책은 거꾸로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PA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김 과장은 “전공의특별법까지 국회에서 통과가 됐는데 그러면 전공의들이 퇴근한 후 소화해야 하는 수술, 즉, 수술지원 인력에 대한 대책은 왜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주 대책 마련을 위해 긴급 회의를 진행키로 했다. 당장 생기는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과장은 “PA를 추가로 채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병원장도 이 같은 방향을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체 시스템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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