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선택 젊은교수 '고단함과 설렘'
강동경희대병원 조상호 교수
2015.12.09 13:42 댓글쓰기

‘심장’에 매료돼 흉부외과를 택했다는 젊은 의학도. 수련기간 동안 늘 잠은 부족했고 가족과 친구도 포기한 채 병원에서 꼬박 살아야했다. 고되고 긴 터널을 묵묵히, 또 치열하게 걸어온 그가 최근 대동맥 확장증 환자에게 링 고정술을 동반한 리모델링 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켰다.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인물,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 조상호 교수를 데일리메디가 만나봤다.

 

 

조상호 교수는 지난 8월 대동맥 확장증 환자에게 링 고정술을 동반한 리모델링 수술을 성공시켰다. 이번 수술 성공은 고위험질환인 말판증후군 등 대동맥 근부 확장증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 ‘흉부외과 심장’ 파트로 유명한 국내 일부 대형병원이 아닌 상대적으로 환자는 적고, 고위험군 환자는 많은 병원에서 수술을 성공시켰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 하다.

 

"새로운 수술 준비 및 결심까지 시간 걸렸지만 도전"

 

조상호 교수는 “리모델링과 링 치환술을 준비하고 결심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국내에서 해당 수술을 한 스승도 없었고 외국의 데이터와 수술방법을 준비하고 찾아보면서 간접적으로 익혀야 했다”고 말했다.

 

대동맥 근부 확장증의 경우 재건술은 수술 후 출혈 위험성이 높은 데다 완벽한 성형 및 재건을 위해서는 고도의 술기를 필요로 한다.

 

이번 환자는 디스크를 치료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문제를 발견했으며, 진단 당시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대동맥근부가 정상인 2~3cm의 두 배인 5.5cm였으며 심장에서 피가 이동하는 큰 혈관인 대동맥과 판막이 늘어나 혈액이 역류하는 증상이 동반된 상태였다.

 

대동맥판막 역류증을 동반한 대동맥 근부 혈관이 늘어난 경우, 인공판막으로 대동맥판막을 교체하는 대신에 대동맥판막 성형술을 통해 자기 판막을 다시 쓰고 확장된 대동맥 근부를 재건하는 수술이 발전돼왔다.

 

수술 방법은 크게 ‘대동맥 근부 재삽입술’과 ‘리모델링 수술’로 구분되는데, 조 교수는 이러한 두 수술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한 ‘리모델링과 링 고정술’을 시행했다.

 

조상호 교수는 “대동맥 근부 확장증에서 리모델링 수술 방법에 대동맥 판막 아래에 링을 고정하는 술식을 보완해 시행했다”고 밝혔다.

 

즉, 판막의 생리적 기능과 남아있는 대동맥 근부의 운동성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리모델링 수술에 대동맥 근부의 재확장을 방지하기 위해서 링 삽입술을 동반 시행한 것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기존의 대동맥 근부 리모델링 수술은 대동맥판막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존하고 대동맥 근부의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어 구조적·기능적인 대동맥 근부 재건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 후 출혈위험성이 높고 판막을 비롯한 근부 조직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재삽입술의 경우 출혈의 위험성이 적은 반면 조직을 인조 혈관 안으로 완전히 삽입하는 과정에서 남아있는 근부의 활동성이나 탄력성이 줄어들 수 있다.

 

조상호 교수는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식의 리모델링과 링 고정술을 통해 장기적으로 대동맥 근부의 생리적 기능과 구조를 보존하고,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흉부외과 하면 강동경희대병원 생각나게 하는 것 목표"

 

그런 그에게 요즘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의 화두는 무엇일까.

 

조 교수는 “삼성이나 아산 등 대형병원에 비해 케이스가 적은게 사실이다. 또 환자들이 고위험의 고령환자들이 많은 편인데 앞으로 사망률과 합병증 없이 수술을 하고 환자 군을 늘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장질환은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 어떤 질환군의 환자가 오더라도 못하는 수술이 있으면 안 되지 않겠느냐. ‘극한의 복잡한 수술에 대한 대비와 도전’ 역시 강동경희대병원 흉부외과의 화두”라고 덧붙였다.

 

‘흉부외과’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던 이유에 대해 조상호 교수는 담담히 소개했다.

 

그는 “의과대학 시절 심장 분야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에 이끌려서, 그리고 많은 과들 중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라는 본질에 제일 가깝다는 생각에 흉부외과를 택했다. '젊을 때 4년이다.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수련생활부터 지금까지 병원에 묶여있는 삶을 지내고 있지만, 이제는 '단련'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상호 교수는 “‘심장수술’하면 떠오르는 병원들 중 ‘강동경희’도 생각나게 하는 것, 또 말기심부전과 인공심장 등 관심 분야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임상적으로 매진해 발전시키는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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