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 역시나'…수가협상 한숨만 가득
건보재정 흑자에도 인상률 미미…공단, 1~2% 낮은 수치 제시
2015.05.29 20:00 댓글쓰기

정부가 진료량 통제를 위한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보다 낮은 추가소요재정규모(밴딩폭)을 빌미로 낮은 인상률과 진료비 목표관리제를 제시하며 의약단체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28일부터 29일 진행된 3차 수가협상에는 공단의 목표관리제에 대해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실제 3차 협상에 나선 한의협 김태호 기획이사는 "공급자에게 줄 인센티브가 확정되면 수용여부와 저울질이라도 해보겠지만 제시된 내용만을 갖고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마지막 협상테이블에 앉은 치협 마경화 보험위원장은 목표관리제를 '성격이 사납고 무조건 결혼을 전제해야하지만 매력적인 아가씨'로 비유하며 "선뜻 손이 가진 않지만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명칭만 거창한 차를 만들겠다고 한다. 여러 부속을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손해는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수가인상분, 증액 아닌 보존

 

반면 대한약사회와 대한병원협회는 부대조건에 수가가 좌우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약사회 이영민 보험부회장은 "목표관리제는 부대일 뿐이다. 크게 확대해 보지 않았다. 전체 재정규모를 늘려놓은 다음 부대조건을 얘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병협 이계융 상근부회장 역시 "목표관리제는 공급자 수가를 올려주기 위한게 아닌 더 쥐어짜기 위해 내놓은 것"이라며 "병원계 영향은 따져봐야겠지만 가산 1~2%로 받을 수 있는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심지어 대한의사협회는 부대조건인 목표관리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협상단장으로 있는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총액계약제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어 접점을 찾을 수 없는 문제"라며 "부대조건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협상을 하러 왔지만 투쟁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부대조건을 달고 뭔가를 하는 것은 마땅찮다. 차선 조건이 나오더라도 의협이 제시한 안으로 함께 생각해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기대 이하 수가인상, 섭섭한 공급자

 

부대조건에 대해 생각하는 바는 달랐지만 줄어든 추가소요재정규모(밴딩폭)과 지난해 보다 낮아진 수가인상률에 대해서는 5개 공급자 단체가 한 마음으로 섭섭함과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의 심정을 종합해보면 건강보험 재정이 넉넉함에도 쓸 곳이 있다며 공급자들에게 인색하게 구는 행보에 대한 서운함이다.

 

의협 김숙희 단장은 "흑자가 거의 20조라고 알려지며 회원과 협회의 기대가 컸던데 반해 공유된 인상률은 작년보다도 못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치협 마경화 단장도 "몇 십조원을 풀라는게 아니라 정말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줘야한다. 최소한 분위기는 내야하는 것 아니냐"고 실망스러움을 전했다.

 

한의협과 병협, 약사회도 보건의료계 유지・발전 및 건강보험재정에서의 기여분에 대해 언급하거나 인상의 당위성 등을 주장하며 재정운영소위원회의 결정에 한 숨을 내셨다.

 

결전의 날 6월 1일, 협상 향배는

 

그럼에도 이들은 결전일인 오는 6월 1일을 앞두고 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을 끌어올려 단체에서 제시한 수치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막판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병협과 의협은 5.5%대 전후반의 인상률을 거론했지만 공단은 병협에겐 1%대 초중반, 의협에겐 2%대 초반을 제시해 2배 이상 격차가 났다.

 

다만 치협만이 격차는 컸지만 예상을 벗어나는 범위는 아니었던 것으로 관측됐을 뿐 대체로 단체들의 예상보다도 낮은 인상률이었다.

 

마지막 수가협상은 오는 6월 1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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