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서 좌절로 분위기 험악해지는 수가협상 ‘D-day’
의·병협 등 공급자단체, 적정수가 기대감 높았지만 ‘밴딩 폭’ 간극 난항
2018.05.31 05:29 댓글쓰기

공급자와 보험자 입장이 첨예하기 갈리는 2019년 수가협장 현장
밀고 당기는 협상이 막판으로 갈수록 격해지고 있는 2019년 유형별환산지수계약(수가협상)이 오늘(31일) 최종 결정된다.

이번 수가협상은 예년과 달리 문재인케어 시행에 따른 적정수가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의료경영 정상화’ 목표가 지속적으로 떠오르면서 밴딩 폭 자체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수가협상이 진행되면서 공급자들의 기대감은 점차 좌절로 바뀌고 있다. 간극 차가 워낙 크다는 이유로 통상 수가협상 막바지임에도 보험자가 공급자에게 제안한 수치도 나오지 않았다. 


최근 수가협상 밴딩 폭은 ▲2013년 6386억원(2.36%) ▲2014년 6898억원(2.36%) ▲2015년 6685억원(2.22%) ▲2016년 6503억원(1.99%) ▲2017년 8143억원(2.37%) ▲2018년 8234억원(2.28%)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밴딩 폭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번 수가협상의 관전 포인트는 ‘적정수가’에 환산지수가 포함되는 것인지에 대해 일정부분 합의점을 찾을수 있는지 여부다.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 합으로 수가체계가 형성되는 만큼 공급자들은 “수가협상을 통한 환산지수를 올려야 적정수가에 다가갈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보험자 및 정부는 “환산지수는 하나의 축으로 작용하는 것일 뿐 진정한 적정수가는 행위별 상대가치점수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수가협상을 통해 환산지수 인상 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적정수가라는 모호한 기준에 일정부분 교집합을 구하는 것이 2019년 수가협상의 핵심이다.


만약 마지막 날인 오늘(31일)도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공급자단체 중 일부는 협상 결렬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의협은 30일 공식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의협, 가능성 없어 보이는 ‘7.5%’ 희망 인상률


대한의사협회는 애초 ‘협상 미참여’ 발언 등을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갈등이 첨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협상 막바지에는 읍소하는 형태로 변했다.
 

의협 방상혁 수가협상단장[사진]은 “7.5%의 수가인상을 받아야만 한다. 의사들만 잘 살고자 하는 의미가 아니다. 간곡히 가입자에게 이러한 상황을 전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제안했다는 점은 협상 타결과 거리감이 있다는 관측이다. 협상 마지막날에도 건보공단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상률을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의협은 2016년 수가협상 3%, 2017년 3.1%, 2018년 3.1%로 최근 지속적으로 3%대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다.
 

의협이 제시한 7.5%는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기 때문에 결렬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병협, 간극 차만 확인 심기 불편

모든 유형 중 밴딩 규모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대한병원협회 입장도 의협과 다르지 않다.


문재인 케어 시행 시 가장 많은 타격을 입게되는 공급자로 ‘경영 정상화’를 수가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직 건보공단에 제시한 뚜렷한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예년보다 높은 폭을 인상률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협은 2016년 수가협상 시 결렬돼 건정심에서 1.4%의 인상률을 받았다. 이후 2017년에는 1.8%, 2018년에는 1.7% 수준이었다.


의협 박용주 수가협상단장[사진]은 “보험자는 예년 수준의 인상률을 원하는 것 같다. 문 케어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수가인상이 절실하다. 적정수가를 확보하는 것은 바로 환산지수 계약이 잘 체결되는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이 밖에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 역시 작년과 엇비슷할 것이라는 ‘밴딩 폭’ 분위기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 공급자단체는 ▲의·병협 대비 규모가 작고 소외된 상태 ▲전반적 밴딩 폭 확대 ▲경영상 어려움 등을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건보공단 “근거 제시해달라”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사진]는 “아직 밴딩 폭이 확정됐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31일 6시 다시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열기 때문에 수치가 변경될 수도 있다”라고 방향성을 열어뒀다.
 

강 이사는 “(의협, 전의총 등에서) 일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나는 신념에 따라 움직이지 자리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확고한 철학이다. 내 역할은 보험자 급여이사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자단체들이 수가인상이 필요하다면, 적정한 근거를 해야 한다는 원칙도 고수했다. 또 “급여이사 위치는 가입자와 공급자 중간에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기준도 재차 강조했다.

강청희 급여이사는 각 공급자 단체와 3차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보험자 차원에서 인상률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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