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없는 대개협 '상대가치점수 등 답답'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장
2017.04.13 05:50 댓글쓰기

대한개원의협의회라는 울타리 안에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22개의 진료과가 속해 있다. 한 곳으로 중지를 모으면 좋겠지만 태생적으로 각 진료과가 일치된 의견을 내기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노만희 회장[사진]을 만났다. 현 건강보험 체제 하에서 동네의원들은 끝 모를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각자도생, 그야말로 저마다 할 길을 찾다가 꾸려진 조직이기에 모두가 합쳐지기에는 무리수가 따랐던 것이 현실이다.


그는 “하지만 다시 한 울타리에 모여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실질적으로 서로 현안을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한 것이 채 1년이 안 됐지만 임기 내 정비하고자 한다”며 대개협 수장으로서 소회를 밝혔다.
 

현 집행부 임기도 벌써 2/3 지점을 지났다. 각과 개원의협의회와 대개협 통합, 회무의 강화 등 쉬임 없이 달려왔다.


노 회장은 “사실 2년 가까이 회무를 맡아 보니 아직까지 외부에서 보는 것에 비해 힘 있는 조직이 아니라”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회원들을 위한 ‘역할’을 하기 위한 동력이 여전히 미흡했다는 의미다.


노 회장은 “늘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대개협은 회비로 운영되는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학술대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정적 한계가 대개협의 질적 발전을 더디게 한 요인이었을까. 그도 그럴 것이 의협으로부터의 지원금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노 회장은 “각 과 개원의사회를 통합했지만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며 “통합 이후 행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각과를 중심으로 돌아가돼 대개협이 이를 측면 지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각과 개원의사회 회장들이 대개협의 임원을 맡아야 한다고 결단을 내린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각과 개원의사회 회장들이 대개협의 임원을 맡고 있지만 유기적으로 운영되기에는 적지 않은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상대가치점수 개편 등과 같이 진료과별로 ‘명암’을 달리하는 사안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진료과별 ‘갈등’으로 치부하기도 하고 이를 이용해 복지부에서는 ‘손 안대고 코푸는 격’의 정책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는 비난도 잇따른다.


노 회장은 “상대가치점수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개원의가 전혀 관여를 하지 못하는 구조상 문제가 가장 크다”며 “대개협에서 위원 2명이 관련 회의에 파견돼 있지만 의결권조차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대학교수들이 주도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상대가치점수 개편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란 쉽지 않다.
구조적 문제에 대해 모두 공감하고 있어 대개협 내에서 분쟁은 없지만 중차대한 일에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학술대회 통합 운영 검토-재정적 안정 구축 중요"


그럼에도 대개협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질적 발전을 위해 총력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대개협의 운영 방식 등을 다각도로 고민하면서 학술대회를 통한 운영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개협은 봄과 가을, 1년에 2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학술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1년의 절반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실정이다.


노만희 회장은 “다른 회무를 해야 할 시간에 일부 임원들이 학술대회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다 보니 다소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년에 1회로 학술대회를 통합, 개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노 회장은 “다만, 의학회처럼 회원들과 각과 의사회가 동의를 통해 분담금을 내 준다면 학술대회 자체에만 연연하지 않고 원활하게 회무가 돌아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개협이 재정적으로 안정을 구축하면 각과 의사회도 분명 대개협을 믿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본다”며 “법인화 논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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