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의료계가 살기 위해서는 중증질환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시의사회는 지난 11월30일 지역의료발전과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시의사회 이상호 보험이사는 대구의 환자 유출 문제를 지적하면서, 그 원인과 해법을 밝혔다.
이 보험이사는 “대구는 지역화가 전국에서 가장 잘 돼 있는 도시이기는 하지만 수도권으로 환자 유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지역의료를 많이 이용한 곳으로 2015년 유출입 진료비도 서울을 제외하면 1위다. 그러나 환자 유출로 매년 20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전달체계의 지역화가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도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 병의원 간 진료 의뢰와 회송이 적절히 이뤄져야 하는데 다양한 요인이 이를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험이사는 의료전달체계의 지역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환자 선택권 제한의 한계 ▲KTX와 SRT 등 교통의 발달 ▲스타 의사 부재와 홍보 부족 등을 꼽았다.
이에 지역주민들이 해당 지역의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희귀질환과 중증질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험이사는 “지역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희귀질환 집중화, 심장·악성종양·뇌혈관 등 중증질환에 대한 해결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시민과 도민들에게 지역의료를 홍보하고 수도권 대형병원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병원과 지역 병의원 간 진료 의뢰 및 회송 활성화, 인식 개선 필요"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진료 의뢰 및 회송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북대병원 진료협력센터 유은상 센터장은 “대학병원은 전문적 치료와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1, 2차 병원으로 회송해 환자들이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며 “1, 2차 병원으로 환자를 돌려보내는 회송사업이 환자를 홀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제대로 치료 받는 길이라는 것을 정부와 대구시가 다각도로 홍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센터장은 “대학병원들도 지역의 1, 2차 의료기관들이 살고 대학병원 역시 본연의 충실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