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가협상은 지난해 통계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총진료비와 내원일수 등의 여파가 공급자에게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병원급의 경우, 총진료비가 4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이는 코로나19 검사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해 소모된 행위까지 포함한 것으로 실제로 급여비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을 관철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부회장은 "협상에 유리한 입장은 아니지만, 급여비 증가 가운데 코로나19 검사 및 안심병원 운영, 선별진료소 운영 등 추가적인 수가가 늘어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을 감안하면 방역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이에 부응하고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병원들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점이 감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급 수가협상단장을 맡은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단장은 "모든 개원가가 어렵지만, 특히 이비인후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어려움이 컸다"며 "소청과 같은 경우 진료비가 55%가량 줄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차 협상에서는 진료비 및 내원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의원급에서도 방역을 위한 인력 고용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추가 재정 범위를 미리 공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 이진호 부회장은 "지난해 추나요법이 급여화됐다. 보건당국에서 예상 재정을 1000억으로 추계했는데 실제로는 추나요법 진료비가 500억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른 진료는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가 안정적으로 자리잡는 등 한방진료비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상근보험부회장은 "치과계는 급여화가 되자마자 환자가 몰리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진료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점이 반영됐으면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보상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정운영위 후 1차 협상에 참여한 의약단체는 저마다 실망을 드러냈다.

 

병협 송재찬 부회장은 “공단 측에서는 가입자와 충분히 논의를 거치고, 의료계 요구도 최선을 다해 검토하겠다는 답을 했다”며 원론적인 논의에 그쳤음을 밝혔다.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공단도 공단 나름대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말했고, 한의협 이진호 부회장 또한 "올해 협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진호 부회장은 "지난해 수가협상에서는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근거자료가 부족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작년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올해 보충될 것을 기대했는데 공단에서는 가입자들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많이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각보다 어려운 협상이 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는 공급자 단체만큼이나 가입자 단체들도 코로나19 여파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현재 가입자는 수가 인상 자체를 어려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주셔야 한다. 수가가 곧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며 “공급자가 국민 건강을 수호하기 위해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재정적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며 합리적 균형을 강조한 바 있다.

 

공급자 단체는 올해는 근거 자료를 토대로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으나, 공단 또한 초반부터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만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