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및 치매 관리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을 위한 한국형 노인주치의제 모형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가정의학회 강재헌 정책이사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노인 의료정책의 해법: 노인 주치의제' 공청회에서 "다약제 복용 및 만성 복합질환 통합관리, 불필요한 입원 감소, 응급실 방문 빈도 감소 등을 위해 노인주치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재헌 이사에 따르면 국내 만성질환 노인 비율은 89.5%이며 복용 중인 약 종류는 평균 4.1개로 다약제 복용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노인은 복합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 치매관리를 비롯해 이들 질병으로 인한 입원이나 장기요양 수요 감소, 건강검진으로 충족할 수 없는 의료요구 등 여러 건강 요구가 있는 환자에 해당한다.
강재헌 이사는 "미국에서는 PCMH(Patient-Centered Medical Home)모델을 통해 환자를 다학제적으로 관리하고 포괄적인 진료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병원과 같은 임상적 영역과 커뮤니티센터, 정교단체 등 비임상적 영역이 서로 협력할 수 있게끔 조율하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 국내 의료 상황에서는 일차의료 중심 노인주치의제를 운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강 이사는 "의료소비자인 국민은 일차의료를 의사면허만 가지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질 낮은 의료로 인식하며 의사선택권 제한에 거부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또 수련 의료기관에서는 일차진료 교육보다 중증환자 치료를 위주로 하며, 의사 또한 이 같은 사회적 인식과 낮은 급여로 단과 전문의나 대형병원 근무를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일차의료 부족은 경증질환자를 대형병원으로 집중하게 해 응급환자 및 중증환자에 대한 의료 질을 오히려 저하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 이사는 "주치의를 건강에 관한 조력자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현실적으로도 주치의제 운영이 가능할 수 있게끔 지불제도를 개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 같은 주장에 공감을 피력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만성질환관리실 박지영 실장은 "주치의제 필요성에 공감한다. 정부도 한국형 일차의료 주치의 모형을 개발 중"이라며 "의료와 복지 서비스 연계를 반영한 모형을 시범사업을 통해 현장에서 운영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