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는 뺑소니범, 대법원서 최종 진실 판가름"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2026.01.21 05:47 댓글쓰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 3사를 상대로 제기한 53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다시 한번 기각됐다. 지난 2014년 4월 공단이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 책임을 묻겠다며 시작된 이른바 '세기의 소송'은 2020년 11월 1심 패소에 이어 지난 1월 1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도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12년을 끌어온 법정 공방 끝에 2심 재판부마저 기각 판결을 내렸지만, 공단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데일리메디는 항소심 선고 직후 정기석 공단 이사장을 만나 이번 판결에 대한 소회와 대법원에서의 향후 계획을 들었다. [편집자주]


담배소송 항소심 패소 직후인 지난 15일 법원을 나선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격앙된 어조로 "담배회사는 뺑소니범"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이어진 지난한 법정 공방 끝에 받아든 기각 판결에 대해 "과학적 사실을 넘어 상식조차 인정되지 않았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않았다. 


정 이사장은 법원이 담배의 유해성을 유보적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국민 건강권 보호와 건강보험 재정 수호를 위해 대법원 상고를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정기석 이사장은 "지금은 누구나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대임에도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담배회사는 막대한 이익을 챙기지만, 그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오늘도 병실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연간 4만 명이 넘는 국민이 폐암에 걸리고 2만 명이 사망한다"며 "국가와 사법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이번 판결이 자칫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법원이 담배가 폐암을 유발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식의 판결을 내린다면, 이제 막 담배를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담배는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담배의 해악은 30년 뒤에야 나타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흡연 폐해 외면한 판결 비통, 年 4조원 재정 누수 막아야"

"국민건강보호 후진국, 60~70년대 흡연자들은 위험성 모르고 피웠다" 

"보험료 4.5% 절감 가능…대법원 상고 통해 새 전략으로 승부"


정 이사장은 담배회사를 '뺑소니범'에 비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형 교통사고를 내서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사망했는데 운전자는 도망가버린 꼴"이라며 "그 운전자가 바로 담배이고 담배회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소송의 목적이 단순한 승패를 넘어 건보재정 건전성과 직결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 이사장은 "현재 공단은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비로 연간 4조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들이 낸 소중한 보험료다. 4조원이 절약된다면 전체 건강보험료의 약 4.5%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몰디브 같은 작은 나라도 미성년자 금연법을 만드는 등 전 세계가 '담배 없는 세상'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경제만 선진국일 뿐 국민 건강 보호 측면에서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재판부가 개별적 인과관계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도 정 이사장은 의학적 근거를 들어 반박했다.


그는 "소송 대상 환자 중 90%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의학적으로 소세포암의 98%는 담배가 원인이라는 것이 정설"이라며 "의대 시험문제에서도 '담배에 중독성이 없다'고 하면 틀린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법원이 부정하는 것은 의료계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1960~70년대 흡연자들이 위험성을 알고 피웠다는 재판부의 시각에 대해서도 "당시엔 대다수 국민이 담배가 해롭다는 걸 몰랐다"고 반박했다.


정 이사장은 "2002년 작고한 이주일 씨도 '이렇게 해로운 줄 몰랐다'고 유언처럼 말했다"며 "미국 담배회사들이 천문학적 배상을 하게 된 것은 내부 고발로 독성 은폐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과거 신문 기사 몇 줄로 당시 국민이 위험성을 인지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향후 대법원 상고심 전략에 대해 정 이사장은 '새로운 각오'를 다짐했다.


그는 "기존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서 중독성 관련 병원서 명확히 진단을 받은 환자 사례를 보강하고, 생존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통해 '해로움을 몰랐다'는 점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비록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싸움이지만 의료계와 법조계 등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 상고이유서를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이는 반대 주민을 위한 홍보 캠페인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법리 논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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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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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01.21 08:59
    담배 팔아서 들어오는 세수나 떨어지는 콩고물이 크니 씹었겠지만은.. 공단 입장에선 마이너스니 저럴만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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