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어지는 허리, 단순 노화 아닌 ‘척추변형’ 의심”
김형복 교수(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2026.05.11 08:18 댓글쓰기

몸을 지탱하는 기둥인 척추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일자 형태, 측면에서는 완만한 S자 곡선을 이루며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구조물이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으로 이 균형이 무너지면 단순한 외형 변화에 그치지 않고 통증과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척추변형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변형은 단순히 척추가 평면적으로 휘는 질환이 아니라, 척추 마디가 서로 회전하며 마치 꽈배기처럼 비틀어지는 3차원적인 변형으로 나타난다. 정면에서 좌우로 휘는 형태는 측만증, 측면에서 등이 굽는 형태는 후만증으로 구분되지만, 이 두 가지 변형은 종종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형은 단순한 외형 문제를 넘어 신체 내부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변형이 심해지면 척추와 갈비뼈가 심장과 폐를 압박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가벼운 움직임에도 숨이 차는 등 심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령에 따라 다른 척추변형 원인


척추변형은 연령에 따라 발생 원인과 치료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청소년기에는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 전체 80% 이상을 차지하며, 이는 잘못된 자세 때문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이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보호자의 과도한 자책이나 꾸중보다는 정기적인 관찰과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이상 소견이 있을 때는 전문 진료로 정밀 검사가 권장된다. 반면 성인과 노년층에서는 디스크와 관절 퇴행성 변화 및 골다공증, 골다공증에 의한 압박골절, 근감소증 등이 복합 작용해 척추변형이 발생한다. 


특히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허리가 굽기도 하지만 골다공증으로 인해 척추뼈가 주저앉는 골절이 발생하면서 급격하게 허리가 굽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노화 현상을 넘어 척추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수술적 치료, 증상 조절과 기능 유지 핵심


척추변형 환자라고 해서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증상을 조절하면 일상 생활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자세 교정과 운동 치료를 병행해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나이가 어리고, 성장이 많이 남은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보조기 착용을 통해 변형의 진행을 억제하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의 경우에는 지팡이나 보행기를 사용하면 통증이 완화되고, 후만 변형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보행 보조기기에 부정적인 생각이 있어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환자 연령과 변형 정도, 증상에 따라 맞춤형으로 적용된다. 다만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 환자 상태 고려→ 신중한 판단


척추변형 치료에서 수술은 최후 수단이자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가 돼야 한다. 그러므로 수술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된다.


성장기 환자의 경우 통증이 없어도 척추가 45도 이상으로 휘어질 경우 향후 변형 진행과 합병증을 막기 위해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반면 성인은 뼈 성장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히 변형 각도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수술을 권하지는 않는다.


성인 환자에서는 통증과 신경 증상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또한 약물 및 물리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심한 통증이나 하지 저림, 마비 증상으로 일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경우에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척추수술은 신경과 혈관이 밀집된 부위를 다루는 고난도 수술로, 작은 오차도 환자 예후에 큰 영향을 미쳐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특히 나사못 삽입과 같은 술기에서는 진입 경로와 각도가 조금만 벗어나도 신경 손상이나 재수술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위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술 후 재활과 운동, 척추 건강 유지 핵심


척추 치료는 수술 이후 관리가 중요하며 재활과 운동은 장기적인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복부와 등 근육은 척추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근력 강화를 위한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수술 후 통증을 무조건 참기보다 적절하게 조절하며 걷기, 수영, 자전거 등 유산소운동으로 심폐기능을 높이고 코어근육을 강화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또 여성은 만 65세이상, 남성은 만 70세 이상에서 꼭 골밀도 검사를 시행,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척추변형을 유발하는 골다공증성 골절을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척추변형은 조기 발견부터 치료, 수술 이후 관리까지 전(全) 과정에 걸친 체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특히 성장기와 노년층 모두에서 초기 변화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치료 시기 결정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척추변형은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인 만큼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령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하고, 치료 이후에도 재활과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척추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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